▶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24일만에 재회… “솔직하고 건설적 대화”
▶ 美, 中 해커 겨냥 “책임 묻기 위해 적절한 행동 취할 것” 경고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로이터=사진제공]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3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안정화를 위한 고위급 소통을 이어갔다.
블링컨 장관의 지난달 중국 방문 이후 24일만의 재회동이다.
두 사람은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건강 이상으로 인해 왕 위원이 '대타'로 ARF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은 중국과 공개된 소통선을 유지하고자 하는 지속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범위에 있어 미국의 이익을 분명히 하고 오해에 따른 위험을 줄여 책임감 있는 경쟁을 운용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다양한 범위의 양자 및 역내, 세계적인 문제에 있어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으며, 이 가운데는 차이가 분명한 의제와 잠재적 협력이 가능한 문제가 함께 포함됐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회동이 솔직하고 실무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의 '우선순위'는 달랐고, 이견도 여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중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소통 채널 구축 및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과 중국 해커그룹들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반면 왕 위원은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 대중국 견제와 제재에 문제를 제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양국의 군사 등 소통 채널을 열어둘 책임이 있고, 나는 그것이 긴급히 할 일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아직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인정 유지의 필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해 동맹들이 공유하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제기하고 국제적 도전 과제에 있어 공조 진전을 도모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AFP는 블링컨 장관이 중국 해커그룹이 미국 정부 기관 등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했다는 미 정부 발표와 관련해 경고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날 중국 기반 해커가 미국 정부 기관을 포함한 약 25개 기관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해 이들 기관의 이용자 계정을 공격했다고 밝혔으며, 피해 대상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허위 정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이 "미 정부와 기업, 시민을 겨냥한 그 어떤 행동이라도 미국에 중요하며, 우리는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이 새로운 사건을 언급했다'는 말을 했으나, 블링컨 장관이 연루 대상으로 중국을 직접 지목했는지 여부를 이야기하려던 대목에서 멈췄다고 AFP는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동맹들은 자유롭고 열려있으며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라는 이념을 진전시킬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왕이 위원은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탄압을 중단하고, 불법적이고 무리한 제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또한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한 '엄정한 입장'을 밝히고, 미국은 내정 간섭을 하거나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또 위험한 징후가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뜻하는 '회색 코뿔소'를 결연히 저지하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의미하는 '블랙 스완'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견이 노정됐지만 양측은 향후 소통선을 이어가기로도 합의했다.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토를 침범한 뒤 최악으로 치달은 미중 갈등은 지난달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일단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찾아 양국간 경제 현안을 논의한 데 이어 러몬도 상무장관 역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민감한 통상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해킹 사태를 포함해 크고 작은 현안 전반을 놓고 양국은 여전히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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