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기관 500곳 설문 결과…49%, 지정학적 문제 우려
▶ 소비·통화 이슈보다 높아…올해 무역규모 5% 감소로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로이터]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러시아나 중국·북한·이란 등 지정학적 문제 행동을 할 수 있는 국가들(Geopolitical bad actors)을 2024년 세계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이나 인플레이션 등 경제 이슈보다 지정학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더 커지고 있다.
11일 악시오스는 프랑스의 투자은행 나티시스가 10~11월 세계 주요 투자 기관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지정학적 악행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위협이라고 답한 비율이 49%로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2위는 소비자 지출 감소(48%)였으며 이어 △중앙은행의 정책 실수(42%) △중국 경제 침체(30%) △대(對)중국 관계(28%) 등이 세계경제의 위협으로 꼽혔다. 나티시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에너지와 식품 가격 급등을 고려하면 지정학 상황을 불안하게 보는 기관들의 시각은 납득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우려 국가로는 중국과 러시아·북한·이란을 주목했다. 우선 응답자의 64%는 중국의 지정학적 야망으로 세계경제가 두 개로 나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이 같은 야망 때문에 중국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응답도 73%였다.
아울러 응답 기관의 73%가 브릭스(BRICS) 국가와 서방국가 간의 분열이 지속될 것이라 답했으며 70%는 러시아와 북한·이란의 동맹이 강화돼 세계경제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80%에 이르렀다.
월가에서도 지정학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달 “지정학 공포는 커지고 있고 이는 소비 위축을 불러 장기적으로 침체를 낳는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세계무역도 후퇴하는 분위기다. 이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무역은 30조7,000억 달러로 지난해 32조2,000억달러보다 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 무역은 5,000억달러 늘어났지만 상품 무역이 2조달러(8%) 줄면서 전체 무역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무역 제한 정책, 수요 둔화를 무역 축소의 원인으로 짚었다. 보고서는 “일부 지표는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계속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높은 부채, 경제 불안은 세계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UNCTAD는 고금리에 따른 경제 부담, 미·중 긴장에 따른 공급망 재편 및 보호무역 정책 등이 올해 세계 무역에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또 개발도상국 수출 및 선진국 수요의 둔화, 동아시아 경제의 부진, 원자재 가격 하락 등도 언급하면서 “이러한 요인이 전체적으로 상품무역의 현저한 위축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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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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