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가 승전 걸림돌”, 올가을 조기 총선 촉구
▶ 극우파 “이란이 원하던 일” 비판…벤-그비르, 전시내각 참여 요청

간츠, 이스라엘 전시내각 탈퇴 기자회견 [로이터=사진제공]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적으로 꼽히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을 이끌어온 총리를 비난하며 전시 각료 사임을 선언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 휴전 및 인질석방 합의에 나서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간츠 대표의 이탈은 초강경 정책을 고수해온 네타냐후 정부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진정한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네타냐후가 막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비상 정부를 무거운 마음으로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나라가 분열되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며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올가을쯤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조기 총선 실시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이지만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전시 국민통합을 지지한다는 뜻에서 연정 참여를 선언하고 전시 내각 각료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와 청사진 없이 전쟁을 이어가며 가자지구 라파 지상전 확대와 구호 축소 등을 결정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다.
특히 그는 지난달 6개 항의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이달 8일까지 수립하지 않을 경우 전시내각을 탈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간츠 대표는 전날 연정 탈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4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하자 발표 일정을 하루 미뤘다.
간츠 대표는 전시내각 투표권을 가진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거론하며 "장관은 용기 있고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이며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옳은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집권 리쿠르당 소속이지만 지난달 15일 전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한다는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반기를 들었다.
간츠 대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8개월 넘게 억류된 인질들에 대해 "인질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내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간츠 대표와 같은 국가통합당 소속이자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로 참여해온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과 칠리 트로퍼 의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직서를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의 전시 내각 이탈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여러 전선에 걸쳐 실존이 걸린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며 "베니, 지금은 포기할 때가 아니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썼다.
그는 "우리는 승리하고 전쟁의 모든 목표, 특히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 제거를 완수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정 내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간츠 대표를 겨냥해 "전쟁 중에 정부에서 이탈하는 것보다 당당하지 못한 행위는 없다"며 "이것이야말로 신와르(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나스랄라(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이란이 목표로 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비판했다.
연정 내 또 다른 극우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나는 정부의 장관이자 당 대표, 연정의 고위급 파트너로서 (전시) 내각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발발 당시만 해도 국가통합을 위해 국민통합당의 연정 가담이 필요했다"면서도 "당시 구성된 소규모 전시내각은 정부 내 장관들을 배제하고 분열시켰다"고 비난했다.
현지 매체는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 이탈 이후 전시내각을 해체하고 기존 안보 내각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한 후 일반 국무회의에서 추인하는 종전의 의사결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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