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우리는 아직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끊을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다만 앞으로의 협력은 과거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국영 IRNA 통신 인터뷰에서 "이를테면 한 달 뒤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연료 교체가 예정돼있는데, 이는 (IAEA) 사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에 이뤄져야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이 현시점에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언젠가 정권이 NPT 탈퇴를 결정한다면 탈퇴가 이뤄질 것"이라며 "IAEA와 협력을 단절하는 것은 NPT 탈퇴의 결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IAEA의 마시모 아파로 안전조치 사무차장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 뒤 의견서를 보내왔으며, 이란도 오스트리아 빈의 IAEA 본부로 곧 대표단을 보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란의 핵협상 대표인 아락치 장관은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질문받자 "우리는 아직 효과적인 협상을 진행할 만큼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미국도 동등하게 협상할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협상 재개와 관련해 중재국을 통해 모순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이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거나, 다른 문제를 겪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락치 장관은 "미국은 처음부터 이란이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이는 '농축 제로'를 의미했다"며 "우리는 핵무기 금지와 농축 여부가 반드시 상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핵무기를 원하지 않지만 농축은 원한다"며 미국의 압박에도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아락치 장관은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서명 당사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이 JCPOA에 명시된 '스냅백' 조항을 발동해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을 압박하는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JCPOA를 탈퇴한 후 유럽도 '무농축'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JCPOA에서 탈퇴한 셈으로, 스냅백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냅백 권한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를 사용한다면 외교에서 유럽의 역할은 완전히 끝나는 것"이라며 이란과 E3의 핵협상 추가 회담 일정이 아직 예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6월 자국 핵시설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잇따른 폭격을 당한 뒤 사찰 등 IAEA 업무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고, 이에 지난달 4일 테헤란에 머무르던 IAEA 사찰단이 출국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5일 6차 핵협상 회담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 여파로 무산됐다.
이란은 지난달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E3 핵협상을 재개했지만 이후 후속 회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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