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규에 준 3억, 정진상에 전달’ 진술 부인…재판부, 남욱 향해 “변호사가 진술 영향 모르나” 지적
▶ 과거 “尹이 저축은행 수사무마”→ “천화동인 1호는 ‘그분’…李성남시장실 지분”→ “정진상·김용” 지목
▶ 녹취록 제출해 “다른 일당이 공모” 정영학· “남욱에 지분 말한 적 없다” 김만배 ‘동업자’와도 갈라서

(서울=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욱 변호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동일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2.6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이자 민간업자 일당인 남욱 변호사가 19일(이하 한국시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재판에서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증언을 내놨다.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던 남씨는 이번에는 검찰이 얘기하는 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정 전 실장의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을 열고 남씨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재판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 형사재판 속행이 중지된 이후 정 전 실장에 대해서만 진행되고 있다.
남씨는 2022년 11월 법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던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게 모두 3억여원을 건넸다고 진술하며 "당시 동규가 '높은 분들에게 전달할 돈'이라고 했고, 그들을 '형들'이라고 지칭해 정 전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검찰 수사 당시 '연결고리'로 의심했던 정진상, 김용 2명을 지목한 것이다. 남씨는 지난해 5월 이뤄진 재판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나 남씨는 이날 당시 법정에서 한 진술이 정확한 기억인지 묻는 변호인 질의에 "당시엔 전혀 몰랐던 내용이고 2021년도에 수사를 다시 받으면서 검사님들에게 전해 들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의문을 표했다. 재판장은 "증인은 변호사 자격증도 있고, 진술이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관점에 따라 (당시 진술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남씨는 "100회 넘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제가 한 말도 있고 검찰로부터 들은 내용도 많다 보니 반복된 과정을 통해서 착각할 수도 있다"며 "제가 단순 증인이 아니고 공범 위치에 있다 보니 3년 넘게 수사받고 4년 넘게 재판받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들이 불투명하게 증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재차 "증인이 준 3억 관련해서 이후에 여러 가지 김용 뇌물로 쓰였다 해서 문제가 됐다"고 지적하자 남씨는 "검사님들이 그게 팩트라고 말하니까. 수사기관에서 그렇게 들었으니 '그런가 보다'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런 큰 사건에 연루돼 검사들과 정영학이 허위 사실 프레임을 짜서 저를 주범으로 몰아넣고 모르는 내용을 제가 했다고 했다. 구속도 되고 재판을 1년 넘게 받으며 힘들게 받았다"며 "솔직하게 (검사들과) 싸우면서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씨는 윤석열 정권 때인 2022년 11월 구속 만기 석방된 뒤 정 전 실장 등에 불리하게 증언하다 정권 교체 후 지난달부터 기존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검찰 수사부터 재판까지 여러 차례 발언을 뒤집어왔다.
지난달 12일 재판에서 남씨는 "(유 전 본부장이) 형들한테라고는 안 했다. 약속한 게 있는데 안 주면 곤란하다는 게 '워딩'이었다"며 '형들'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당초 2022년 대선을 앞두고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남씨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대출브로커 조우형이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주고,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며 "해당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김만배로부터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종잣돈을 마련해준 게 윤석열'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열린 2022년 재판에서는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며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만배 씨에게서 들어서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측 지분' 얘기를 한 이 시장 측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질문받자 "대화하는 과정에서 정진상과 김용의 이름을 정확히 거론했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의 핵심으로,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다.
남씨는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을 접대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돈이 김 전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으로 건네졌다며 검찰은 기소했다.
대장동 일당 중 정영학 회계사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남욱, 김만배 등이 대장동 비리를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에대해선 남 변호사는 녹취록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면서 정 회계사를 공격하고 공모를 부인했다. 법률과 회계 전문가인 두 사람은 대장동 사업을 함께 시작했고, 사업 과정에서 구속을 겪은 이후 동양철학을 전공한 언론인 김만배씨를 영입했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법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이재명 시장실 지분'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재판에서 변호인 측은 정 전 실장의 보석 조건 완화를 요청했고, 재판부는 "지금 상황에서 적절한 조건인지 검토해보고 변동이 있으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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