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설악산-오대산-문경새재-산청-마이산-임실
살랑거리는 가을 바람결에 저물어 가는 80여 노인들이 미국 여러 주에서 모여 한국 일주일 단풍 여행을 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 밀려드는 고국의 온기와 설렘 속에 따뜻한 고향의 정을 느꼈다.
경복궁: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봐왔던 경복궁을 개장하자마자 들어서니 관광객은 한 사람도 없다. 조용한 궁전의 모습을 건축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니 웅장한 건축 기술의 진가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얼마 후 한복을 입고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더 이상 이 자랑스럽고, 아름답고, 웅장한 건물들을 감상하기가 어렵고 사람 구경만 하고 말았다.
육군사관학교 방문: 학교방문은 처음이라 설레는 기분이었다. 교정에서 무감독 시험을 끝내고 2명씩 숙소로 돌아가는 생도들의 모습은 이 나라를 지킬 믿음직한 장교들로 멋있어 보였다.
교내 시설물 중에 강재구 소령의 동상과 졸업생들의 동판 명단을 살펴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짝꿍이었던 친구 김동신(전 국방부 장관)의 때 묻은 명패를 만져 보며 고인이 된 옛 친구 생각에 잠시 잠겼다. 교직원 식당에서 다섯 가지 요리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춘천 삼각산 호수 케이블카: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 호수 위를 가로질러 삼각산 정상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는 3.61km로 국내 최장거리 케이블카이다. 사방이 투명한 통유리로 되어 호수와 자연경관, 춘천시를 바라보며 사진 찍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설악산 주전골: 설악산 남쪽에 있는 자연 관광지로 “구슬처럼 맑은 샘이 흐르는 골짜기”다. 바위 절벽 사이에 수정 같이 맑은 물이 흐르고 줄기차게 흘러내리는 폭포들이 있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으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관광지였다. 물은 마시고 싶을 정도로 깨끗하여 정신과 육신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오대산 월정사: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대표적인 산사와 명품 산책길로 불교문화와 자연 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신라 선덕여왕 643년에 창설된 이 절은 고려와 조선을 거쳐 한국 불교의 중심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아 수행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의 우아한 조형미를 대표하며 섬세한 조각미가 돋보이는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탑 앞에 부드러운 미소와 온화한 자태가 인상적인 석보보살좌상(국보 제139호)이 있으며, 약 1km 정도 되는 길에 천년이 넘는 전나무 숲길과 계곡의 물소리가 더해져 고요한 영상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뮤지엄 산(Museum San): 회원 가입으로 운영되는 이 박물관은 안도 타다오(일본인) 건축가와 안토니 공리(영국인) 조각가가 합작으로 만들었는데 강원도 원주시에 있다. 이 뮤지엄은 오솔길을 따라 웰컴 센터, 플라워 가든, 워터 가든, 본관, 스톤가든 그리고 제임스 테렐관으로 이어진다. 자연의 품에서 건축과 예술이 하모니를 이루는 문화 공간인데 꽃의 정원, 조각정원, 물의 정원, 돌의 정원이 있고, 종이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종이의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 할 수 있었다.
구룡사: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 위치해 있고,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사찰로 9마리 용이 연못에 살고 있었다고 하여 조선 중기에 구룡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대웅전, 보광루, 삼성각 등 불교문화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힐링 명소로 참선과 명상을 체험할 수 있다.
문경 도립공원: 경북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영남에서 한양으로 오가는 길목에 대표적인 높은 고개로 “새도 쉬어 넘는다”는 뜻에서 나온 지명이다. 옛길과 새로운 산책길을 잘 정리하였고 조선시대 한양 거리를 재현한 영화 드라마 세트장을 만들어 ‘태조 왕건’ ‘대왕 세종’ 등등 국내 최대 사극 촬영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절벽에는 과거 문인과 과거 급제한 사람들이 새긴 시문과 이름이 남아있어 문화유산 가치가 매우 높다.
거창 창포원 국화전시회: 경상남도 거창에 가을이면 넓은 야외 정원에 국화를 중심으로 예술적인 조형물, 본재, 국화 꽃길이 잘 설치되어 사진 찍기 좋은 분위의 전시행사가 있었다.
1-2시간 동안 아름다운 국화 향기가 가득한 꽃길에서 인생샷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다.
동의보감촌: 경남 산청군의 조선시대 명의인 허준 선생이 활동했던 곳에 조성된 한방테마 관광지. 한의학 박물관, 약초관, 허준 술래길, 한방 테마공원, 둘레길 산책로 등 시설들이 넓게 조성 되어 있고, 지리산 자락 속에 있어 숲이 무성하고 힐링 분위기가 잘 갖춰져 있었다.
마이산: 전라북도 진안군에 두개 돌 봉우리가 “말의 귀 모양”으로 생겼다고 지어진 이름이다. 조선 후기 이감령(1860-1957)이 절벽을 배경으로 신의 계시를 받고 30년 동안 혼자서 돌을 쌓아 천지 탑을 만들었다. 80개의 돌탑은 높이가 1m 이하부터 15m까지 크기가 있다. 특이한 암석과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려 정교하게 싸놓은 돌탑들은 마이산의 볼거리 중에서 으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임실 전통농악 공연: 전북 임실지역에서 내려오는 향토 예술. 마을 공동체의 결속과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농악 공연이 즐겁게 했다.
음식: 많은 비와 기후변화로 단풍이 들지 않아 실망했으나, 따뜻하고 다정한 내 조국의 먹을거리에 만족해했다. 먼저 바삭바삭하고 고소하고 매콤한 맛에 감칠맛 나는 황태구이와 황태국. 두 번째, 고사리, 취나물, 곤드레, 더덕, 참나물, 무말랭이, 도토리묵 등등 산나물과 지역 특산물로 만든 산채정식. 셋째, 20가지가 넘는 반찬에 조미료 쓰지 않고 자연의 향과 식감을 살려 담백한 건강식품으로 태어난 보리밥 정식. 네 번째, 오리 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에 재운 후 마늘, 생강, 고추, 대파, 버섯, 채소 등을 넣어 부드럽고 촉촉하게 구운 오리고기. 다섯 번째, 호텔마다 깨끗하고 맛있고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마음껏 취향에 맞춰 먹을 수 있었던 호텔 뷔페. 여섯 번째, 약선 음식 연구회가 약초, 버섯, 산채 나물, 특허 받은 약초 소금, 약초간장, 약초 술을 사용하여 즐겁게 해준 약선 음식.
글, 사진= 이진(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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