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아침 햇빛, 생체시계 조절… 수면·면역 기능 개선
▶ 혈당 조절·기분 개선·비타민 D 생성에 긍정 영향
▶ “매일 5~30분 햇빛 권장… 과도한 자외선 피해야”
봄과 여름이 되면 삶이 항상 조금 더 수월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근거가 있는 느낌이다. 태양에서 오는 자연광은 신체적·정신적·행동적 측면에서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그래서 매일 단 한 시간이라도 햇빛을 더 쬘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그것이 매우 큰 변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흐린 날이라 해도 낮 동안의 빛의 강도는 보통 1만~10만 럭스(lux) 정도로, 집이나 학교, 사무실의 인공조명(약 100~500 럭스)보다 훨씬 강하다. 물론 햇빛을 과도하게 쬘 경우의 건강 위험은 잘 알려져 있다. 피부암, 면역 체계 억제, 그리고 백내장이나 황반변성과 같은 시력을 손상시키는 눈 질환 등이 그 예다. 중요한 것은 자연광을 적절히 받되,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래는 자연광이 우리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식과, 이를 일 년 내내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 몸의 생체시계 맞추기빛은 서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 즉 수면·식욕·소화·면역·심혈관 기능·근육 기능·호르몬 생성 등 다양한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시계를 조절한다. 스탠포드 수면 및 서카디언 과학센터 공동 책임자인 제이미 자이처 박사는 빛이 부족하면 이 생체 시계가 흐트러져 마치 시차 적응이 안 된 것처럼 몸 상태가 어긋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에 자연광을 쬐고, 매일 비슷한 시간에 빛을 받는 것은 몸의 리듬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잠에서 깬 직후 10~2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이 생체 시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 5분만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햇빛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하고 뇌에 “이제 깨어 있을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UCLA 수면장애센터 소장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알론 아비단 박사는 동시에 각성을 촉진하는 뇌 화학물질인 히스타민과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낮 동안 더 또렷하고 활력이 넘치게 되며, 몸의 여러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 밤에 쉽게 잠들고 숙면에 도움아침에 생체 시계를 제대로 맞추면 하루 동안 멜라토닌이 적절하게 생성되며, 특히 밤에 잠들어야 할 때 더 많이 분비되도록 돕는다. 자이처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아침 햇빛을 본 뒤 약 15시간 정도 지나면 졸림을 느끼기 시작한다.
연구에 따르면 낮 동안 빛을 충분히 받으면 밤에 잠드는 시간이 빨라질 뿐 아니라 수면의 질이 향상되고 수면 시간이 늘어나며 밤중에 깨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오전 10시 이전에 밖에 나가 햇빛을 쬐는 것이 취침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고 수면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낮에 충분한 빛을 받으면 밤에 스마트폰 등에서 나오는 인공 빛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빛은 수면 시작을 늦추고 기분과 혈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루 중 언제든 밖에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자이처 박사는 오후 4시 무렵 약 30분 동안 야외에 있는 것이 이러한 영향을 상쇄하는 데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야간 근무를 하거나 일반적인 생활 패턴과 다른 시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은 빛을 받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하는 경우라면, 저녁에 한 시간 정도 밝은 빛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대로 퇴근 후 아침에 빛을 많이 받으면 낮에 잠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자이처 박사는 설명했다.
■ 혈당 조절에도 도움빛 노출은 인슐린 분비와 해당작용(음식 속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과정) 등 다양한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빛이 부족하면 생체 리듬이 흐트러져 인슐린 기능이 손상되고 혈당 수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는 제2형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대사 질환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콜로라도대 앤슈츠 의대의 마취과 교수이자 자연광 건강 효과를 연구하는 토비아스 에클 박사는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밝은 빛 노출이 제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최근 소규모 연구에서 연구진은 제2형 당뇨 환자 1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사무실에서 창가 근처에서 4.5일 동안 근무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인공조명 아래에서 일하게 했다.
연구진이 연속 혈당 측정기를 통해 혈당 변화를 추적한 결과, 창가 근처에서 일한 사람들은 인공조명 아래에서 일한 사람들보다 정상 혈당 범위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이 연구는 규모가 작고 인과 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추가 연구로 효과가 확인된다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될 수 있다. 에클 박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면 최소 30분 정도 창가에 앉거나 밖에 나가 햇빛을 쬐는 것을 권했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출근길에 몇 분 정도 햇빛을 받는 것만으로도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연구에서는 7일 동안 매일 아침 10분씩 햇빛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당 수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즉각적인 기분 개선 효과자이처 박사에 따르면 햇빛은 강력한 기분 개선제가 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즉, 밖에 나가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자연광에 노출되면 전반적인 기분 상태도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겨울철에는 우울감을 느끼지만 봄이 되면 기분이 나아진다. (여름철 계절성 우울증도 존재하지만 흔하지는 않다.)
자연광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정확한 이유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햇빛이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아비단 박사에 따르면 낮 시간이 길어지면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지며 이는 정서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빛은 양극성 우울증, 산후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 다양한 우울증 치료에도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자이처 박사는 야외 환경 자체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신w선한 공기, 다양한 소리, 몸의 움직임 등이 뇌를 자극해 행복감을 높이며, 이는 빛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더욱 강화한다.
■ 건강한 비타민 D 수준 유지비타민 D는 뼈 건강, 근육 밀도, 신경 활동, 면역 기능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 중요한 영양소다. 또한 비타민 D는 암, 치매, 제2형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구루병 같은 뼈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D 수치를 높이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즉 ▲지방이 많은 생선, 치즈, 우유와 같은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 섭취 ▲보충제 복용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아비단 박사는 “햇빛 노출은 비타민 D 대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햇빛은 비타민 D 수치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적절한 비타민 D 수준을 유지하려면 하루 5~30분 정도 햇빛을 쬐거나 최소 주 2회 이상 햇빛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안전 수칙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 노화와 피부암 위험이 증가하고 다른 건강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 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자외선(UV)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가장 강하다. 이 시간대에 야외 활동을 할 계획이라면 SPF 15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광범위(broad-spectrum)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에클 박사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도 자연광이 생체 리듬에 미치는 영향은 방해받지 않는다. 넓은 챙 모자, 긴 바지, 긴 소매 옷 등 보호용 의류도 도움이 된다.
에클 박사는 자연광의 건강 효과를 충분히 얻으려면 빛이 눈의 망막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글라스는 이러한 효과를 일부 줄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안과 전문의들은 UVA와 UVB를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 질환을 예방할 것을 강하게 권한다. 자이처 박사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더라도 실내보다 훨씬 많은 빛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빛은 다른 방식으로도 얻을 수 있다. 자이처 박사에 따르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직사광선보다 강도는 약하지만 자외선을 차단하면서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
또한 1만 럭스의 빛을 30분 동안 내는 라이트박스(lightbox) 앞에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는 “자연광이 주는 생물학적 효과 중 많은 부분은 인공조명으로도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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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Ries Wex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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