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감자꽃 같은 것이 가득한 밭이었다. 초록 잎도 풍성하게 흰 꽃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잠을 깨고 보니 꿈속에서 본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선명했다. 그 밭 옆에서 엄마와…
[2025-06-30]나의 섬은 평온하다. 둥근 하늘은 너무 파랗지 않은 파스텔 색깔이다. 섬은 바다의 비밀을 깊이 알지 못하나 물고기들의 언어와 미역의 흔들림을 이해한다. 잔잔한 바람의 숨결과 온화…
[2025-06-23]새벽, 잠이 깼다. 나이가 들며 잠 습관이 달라진 이유도 있지만 오늘 있을 ‘북 토크’에 신경이 쓰였나 보다. 다시 한번 책장을 넘기며 밑줄이 그어진 부분들을 읽는다. 핸드 폰에…
[2025-06-09]바람 끝에 묻어오는 잎새들의 소식이 향기롭다. 해년마다 오월이 오면 바빠진다. 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나무는 잎을 틔우고 꽃들은 서로 질세라 만개하는 계절이다. 한국의 5월은 어린…
[2025-06-02]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사랑과 존중, 감사의 의미가 깃든 날들이 연이어 있다. 이러한 절기를 맞이하며 우리는 자연스레 가정의 의미와 소중함…
[2025-05-23]나목들이 앙상한 가지로 바람에 흔들렸던 계절. 추위가 깊어 갈 수록 몸을 움추리고 바람만 문득 문득 가슴 사이로 불어 드는 듯했던 지난 늦가을, 예전에 다니던 짐(gym)에 다시…
[2025-05-19]엘에이에 비가 많이 내렸다. 아홉 달에 와야 할 비가 이틀에 다 와 버렸다. 어둠 위로 빗물이 섞이면 하루의 일들이 모세관 현상을 보인다. 일상의 분주함에서 미쳐 느끼지 못했던 …
[2025-05-05]한국의 긴 연휴 동안이었다. 뉴스에 따르면 말그대로 민족의 대이동. 무계획이 계획이었던 오롯히 혼자 맞는 명절. 혼자 할 수 있는 일. 문득 보고 싶었던 영화가 떠 올랐다. 상영…
[2025-04-28]4월의 햇살이 가든의 잔디를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꽃내음은 마치 천상의 향기처럼 가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는 가끔 이곳을 방문하지만 이번…
[2025-04-14]종일 집안을 정리하고, 쓸고 닦은 지 이틀째. 겨우 봐 줄만 하다. 퇴직 후 한국을 오가며 살다 보니, 늘 떠 있는 듯한 생활. 오면 갈 준비, 가면 올 준비를 한다. 꼬박 5년…
[2025-04-07]겨울의 흔적이 가시지 않은 창 밖으로 봄이 서서히 스며들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조용하고 부드러워졌다. 봄이 여물어가고 있는 곳에 죽은 듯 겨울을 참아낸 까만 가지들이 숨을…
[2025-03-24]‘영구 귀국 하기로 했어요. 이달 28일 떠나요.’ 성가대 연습이 끝나자 한 자매가 툭 던진 말 한마디. 일순간 조용. 모든 시선이 그 자매한테 쏠렸다. 오래 전부터 준비 했던 …
[2025-03-17]겨울 비는 서두르지 않는다. 거칠지 않고 빠르지 않게 조용히 내린다. 겨울은 한 해의 끝자락이지만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기도 한다. 차가움 속에 온화함이 보이는 것은 봄이 온다…
[2025-03-03]2016년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쳤다. 노벨 문학상, 한강 이라는 이름때문에.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읽으며 드는 느낌은 “어둡다”라는 것이다. 그래도 는 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
[2025-02-24]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 freeway를 타고 아들네로 향한다. 오늘 따라 38마일이 무척 멀게 느껴진다. 사방은 점점 검은 색깔을 입혀 가는데 하늘에 뜬 달은 샛노랗게 둥근 얼…
[2025-02-10]캘리에서 로키산맥의 끝자락으로 이사 오며 제일 많이 변한 것은NFL경기를 빠지지 않고 시청한다는 것이다. 특히 콜로라도팀 브롱코스(Broncos)를 열렬히 응원한다. 심지어 우리…
[2025-02-03]모퉁이(corner)란 구부러지거나 꺽어져 돌아간 자리, 변두리나 구석진 곳을 말한다. 모퉁이는 감성적인 느낌을 준다. 모퉁이는 돌아서야만 알아차리는 느낌이 있다. 숨겨짐이 기다…
[2025-01-20]직장 생활 대부분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했다. 일하며 만났던 많은 환자들의 사연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었다. 복도의 끝, 이중 유리문을 들어서면 표시가 있고, 방문객을 콘…
[2025-01-13]산책자는 빛과 그림자를 따라 작은 순간들을 만나는 사람이다. 같은 길을 걸어도 언제나 새로움을 깨닫는 사람이다. 산책은 단순하게 걷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한 해를 보며 나의 한…
[2024-12-30]‘대설 주의보’가 내린 건 어제 밤이었다. 창 밖은 눈으로 하얗게 변했다.“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였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소설 이…
[2024-12-23]연방 국토안보부(DHS)가 미국내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들에게 하루 1,000달러의 벌금을 즉시 부과하는 새로운 처벌규정을 시행한다. USA 투…
오늘(1일)부터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DC 등 워싱턴 일원에서 수십개의 새로운 법들이 시행에 들어간다. 이중 각 지역별로 관심있는 몇 개의 새…
제75주년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 프리시디오 공원내 한국전 참전기념비 앞에서 한국전 발발 7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