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에서는 문화혁명 때 그렇게도 몹시 매도하던 공자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하자는 여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문화에서 공자 사상을 빼면 빈 껍데기만 남는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자기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긍정적으로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지혜롭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은 것이다.
그런 공자 재평가 여론과 더불어 중국 화교들이 중국 산동성 곡부현에(공자의 고향) 공자 대학을 세운다고 한다.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화교 자녀들이 중국어는 거의 못하고 또 서양 종교를 믿게 되어 그 자녀들의 민족 정체성 상실이 점점 심각한 현실문제였을 것이다. 그런 고민을 통하여 화교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는데는 어찌 되었건 공자만한 문화유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중국 화교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는 공자 대학을 설립하여 그 졸업생들을 공자 사상의 전도사가 되게 할 계획이란다.
공자 사상 하면 우선 떠올리는 것이 너무 진부하고 현대와 너무 동떨어진 낡은 사상이란 것이다. 기독고 성경도 오래 되었지만 그것을 부단하게 연구 발전시켜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처럼 공자 사상도 그 올바른 근본 정신을 살려 현대 사회와 맞게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현실 생활과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발전시켜야 된다.
공자는 그 당시 혼란한 현실 사회를 올바르게 바로 잡으려는 성현이었는데 후세 학자들이 그의 뜻을 곡학아세함으로써 오늘날 잘못 전해진 것들이 매우 많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든가 공자는 까무러쳐야지 죽으면 안된다는 등으로 말장난들을 하지만 아무래도 동양에서는 공자만한 성현이 없다는 것이다. 서양의 이성 철학이나 신본 사상으로 말미암아 인간성을 상실당한 현대 인류에게 인간 중심의 공자 사상이 새삼 그 필요성을 더해가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요즘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정 파괴 현상과 반인륜 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봐서 그것은 현세에서 공자의 가정중심적 인륜사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사후 세계를 위한 하느님에 대한 믿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공자사상은 중국에서 시작돼 주자가 그 발전의 전성기를 이루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왕조 500년을 통하여 그 중에도 이퇴계 선생께서, 주자의 경지를 훨씬 넘어 독보적으로 발전시킨 우리의 고유 전통사상이며 더 이상 중국 사상이 아니다. 한국에는 조선조 때부터 공자대학(성균관대학)이 설립되어 온 것으로 봐도 한국 유교가 중국 것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인 유교를 재조명하여 새천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게 해야 한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골동품들이 현실생활에서 아무 실용성이 없지만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우리의 현실생활을 보다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다. 그와같이 우리는 공자사상을 오늘날 실생활을 위하여 재조명함으로써 이 시대를 사는데 필요한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몰락해 가는 서구문명을 서양의 지혜로서는 구제할 수 없을 것 같고 동양의 지혜인 공자사상만이 이 혼란한 2000년대 새 세상을 이끌어가게 될 것 같다. 중국에서 공자 사상의 문예부흥이 이루어지면 전세계적으로 공자 사상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 같아 크게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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