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1,2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서며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시장 상황은 업종별로 명암이 뚜렷히 갈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묻지마 투자’ 붐을 일으켰던 인터넷 관련 기업은 주가가 곤두박질하며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명공학 산업 등은 IPO 시장의 주도 종목으로 부상했다.
투자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미 컴캐스트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총 359개사가 IPO를 통해 84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336개사가 확보한 457억달러를 두배 가까이 뛰어넘는 금액이다.
컴캐스트는 올해 말까지 약 280여개 회사가 IPO로 372억달러의 자금을 추가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가 지난 봄 이후 조정을 받고 있지만 투자전망이 밝은 기업들의 IPO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트워크와 통신장비, 생명공학 업종에 자금이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통신 부문의 설비투자가 크게 늘면서 네트워크, 통신장비 업종이 각광받고 유전자지도 초안이 완성되면서 생명공학기업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식품, 금융 같은 전통 종목도 확실한 시장을 점유하고 있을 경우 주가가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컴퓨터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네트워크 장비업종은 올 상반기 최대 수혜종목으로 꼽혔다. 소너스 네트워크스사의 경우 IPO당시 23달러였던 주가가 163달러로 609%나 늘어났고, 에이비시 시스템사도 주가가 320%나 급등했다.
’바이오테크 돌풍’도 거세 지난해 세계적으로 21개 기업이 9억1,500만달러를 확보했는데 올해는 지난주까지 벌써 71개 기업이 59억달러의 자금을 IPO를 통해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닷컴기업의 몰락과 무선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인터넷 기업들은 올 들어 투자자들의 패턴이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천상에서 지옥으로’ 급전직하했다.
지난 2월 11달러에 데뷔한 온라인 애완동물 소매업체 페츠닷컴(pets.com)의 주가는 지난주말 1달러 아래로 곤두박질하며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 92%대를 기록했다. 온라인 소매업체인 바이닷컴(buy.com) 역시 IPO 이후 주가가 80% 가량 폭락했다.
통신장비업체들의 급신장과 달리 무선통신 서비스업체의 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신업체간 가입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IPO로 106억달러라는 엄청난 자금을 마련한 AT&T 와이어리스의 경우 현재 주가가 20% 가량 빠진 상태며 스프린트의 자회사인 알라모사 PCS 홀딩도 데뷔 주가 17달러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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