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식사를 하면서 CNN 방송을 보고 있었다. 급박한 목소리로 긴급 뉴스라며 진행중인 프로그램을 중단하였다. 그리고는 뉴욕의 110층 쌍둥이 빌딩인 월드 트레이드센터 중 하나의 상층부에서 화재가 난 장면을 보여 주었다. "미국에도 고층 빌딩에서 저렇게 화재가 나도록 허술한 구석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 비행기가 부딪혀서 그렇게 되었다는 방송이 나왔다. "아니 어느 눈 먼 조종사가 이런 맑은 날에…" 하는 생각도 다 마치기 전에 비행기 한대가 TV 화면 구석에서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그 옆 빌딩에 부딪치면서 거대한 불길을 일으켰다.
어안이 멍멍해져서 생각이 잠시 멈춘 사이에 아나운서들도 그제야 사고가 아닌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의도적 공격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에 미국방부 빌딩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당했다는 뉴스에 사태가 보통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월드 트레이드센터는 1993년에도 테러 공격을 받아 지하 주차장이 폭발하면서 6명의 사람이 죽었던 곳이다.
불타는 건물들, 그리고 무너져 내린 건물들 사이로 다친 사람들과 응급처치 요원들이 정신 없이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최근에 본 ‘진주만’이란 영화가 생각났다. 둘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 즉 비행기를 이용한 기습 공격이란 점. 미국민에게 주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효과, 비공식적 선전포고 등이다. 하지만 차이점으로는 하와이는 미국의 변방인데 반해 뉴욕은 미국의 심장부이며, 당시는 일본이라는 뚜렷한 적국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누가 책임이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또한 그 때는 피해가 진주만의 미군 기지에 국한되었지만 이번에는 미국 전역의 비행장들, 정부기관, 증권시장,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나라라고 느꼈던 미국에 살면서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될지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민들의 심리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의 주식시장 대폭락 이후 미국 경제는 경기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올 8월의 실업률이 4.9%로써 지난 4년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연방준비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6.5%에 머물던 금리를 금년에만 무려 7번에 걸쳐 3.5%로 인하하였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선거공약 대로 2001년 소득세 경감분을 앞당겨서 납세자들에게 돌려주었다. 즉 소비자들의 소비를 부양하여 불경기에 진입하려는 미국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노력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장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고조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 확률이 매우 크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에 의존하는 바가 크므로 세계 경제 전체의 불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보면 테러공격이나 경기침체는 외부여건의 변화이다. 외부여 건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것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는 개인의 몫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한 지혜는 서로 뭉쳐서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