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0월14일 오후 7시 모레노밸리의 최숙자 회원 집, 18명의 남녀회원들이 모여 ‘테러와 미국의 문제’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주제 발표에 이어 김재무 목사(리버사이드 임마누엘 장로교회)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야훼(알라)라는 한 뿌리에서 나와 아브라함과 이삭, 모세에 이르기까지 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가 예수와 마호멧대에 이르러 갈라진 뒤 메시아의 정의를 놓고 서로 용납할 여지가 없이 싸우게 됐다고 종교적 배경을 설명했다.
개발업체 랜팩사 사장인 유원상 회원이 정치적인 측면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정홍택 회원(식당 경영)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깔린 경제적 배경에 대해 이론을 발표했다. 주제 발표자인 이종운 회원이 미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한인들의 대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미국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는 의견이 대두됐으나 주류사회에서 미움을 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언급은 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녁식사 후 하오 8시께 시작된 토론은 10시를 훨씬 넘겼다. 박춘수 회장의 폐회 인사가 있은 다음에도 회원들은 삼삼오오 열띤 토론을 계속했다.
한마음 독서회는 인랜드 지역 한인 리커·마켓 업주들에 의해 시작됐다. 처음에는 휴일도 없이 일해야 하는 리커·마켓의 현실에 가게문을 닫은 뒤 맥주 한잔을 나누며 쌓였던 피로를 풀자는 취지에서 5~6가정이 모였다. 여느 한인 가정의 모임처럼 남자들은 맥주 캔을 놓고 한국서 잘나가던 이야기, 정치 이야기, 교회 내 불만, 가게 고객 이야기 등으로 바빴고 여자들은 따로 모여 남편과 자식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다가 모임이 이렇게 따로따로 가서야 되겠느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통의 화제를 갖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교양도 높이고 모임의 의미도 갖는 의미에서 독서회로 승화시키자는 안이 나왔고 모두들 찬성했다. 그때가 94년 1월6일. 처음에는 월 2회에 모이다가 1회로 바뀌었으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모임을 거른 적은 없다. 교수·학자·언론인을 초빙해 강의도 듣고 회원 각자가 주제 발표도 했다. 일년에 한두 차례는 야유회도 간다. 99년 2월에는 100회 기념 회지도 발간했고, 본보와 공동으로 도서를 수집해 리버사이드 도서관에도 기증했다.
현재 회원은 28명. 정히 인랜드 지역 거주자로 제한을 하지 않았어도 일요일 저녁 번갈아 가며 모이는 모임의 특성상 타지역 사람은 없다. 회원이 급격히 늘지도 않지만 타지역 이사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빠져나가는 회원도 없다. 회원 연령 분포는 40대에서 70개까지 박춘수 회장이 47세로 가장 어린 편이고 박영수 회원이 70세로 가장 연장자다. 다음 11월 모임에서는 정홍택 회원이 ‘건강 식생활’을 주제로 발표하기로 정하고 133회 모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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