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를 내다보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에는 V자 형의 급속한 회복이 있다, 혹은 U자 형의 서서한 회복이 있다, 혹은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등 의견의 차이가 매우 크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업가들은 내년에도 경기가 계속해서 침체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이유는 경기가 회복된다는 낙관론자들의 경기예측이 과거 일년동안이나 빗나갔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업가들이나 소비자들은 항상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서 계획을 꾸민다. 그래야 요행을 바라고 있다가 낭패하는 경우를 면할 수 있다.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을 보면 예외없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희생에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침체를 이겨내는 몇 가지 전략을 적어본다. 이러한 전략은 호경기 때도 필요한 전략이나 특히 경기침체 속에서는 다른 전략을 희생하고서라도 최우선적으로 택해야 할 전략이다.
현금자산(현금 내지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비축해야 한다. 경기침체가 제일 먼저 나타나는 곳이 판매장소이다. 판매가 떨어지면 고정비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이 급감한다.
이러한 현상이 경쟁업체에도 일어나기 때문에 기업간에 가격경쟁이 심해지고 기업의 이익은 더욱 감소한다. 이익이 감소되면 현금이 돌지 못하니까 은행 채무도 못 갚게되고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납품업자들에게 지불도 못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금비축이 충분하지 못한 기업은 쓰러지고 만다. 그래서 경기침체 하에서는 현금이 왕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은행의 여신한도를 확보해야 한다. 은행의 여신한도에 여유가 있으면 현금이 부족할 때 긴요하게 쓸 수 있다. 이러한 여신의 여유한도는 자금운용 면에서 보면 보험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여신한도를 넉넉하게 가지고 있으면 경기침체 속에서도 살아 남거나 더 나아가서는 사세확장도 할 수 있다. 돈이 필요 없을 때 은행의 여신한도를 확보해 놓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미수금과 재고를 줄여야 한다. 경기침체가 오면 수금이 늦어지고 재고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사정이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현금의 발목을 잡고있는 미수금과 재고를 과다하게 안고 있어서는 안 된다. 과감하게 미수금과 재고를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수금과 직결되는 고객의 여신관리는 판매 못지 않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영기술이다.
경비(고정비용)를 줄여야 한다. 미국의 많은 대기업들이 감원을 하는 이유가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미국경제 전체를 보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2정도가 되니까 기업의 경비절감에는 감원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감원은 사람이 관련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 결정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감원을 잘 못하면 기업전체의 사기에도 영향이 있거니와 기업의 질적인 효율성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경험있는 사람들이 잘못 감원이 되면 기업이 건망증에 걸린다고 경영학에서는 표현한다.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자들의 구매태도에 많은 변화가 온다. 소비자들의 요구조건도 까다로워진다. 이에 따라 기업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기업을 하면 경쟁에서 탈락하고 만다. 대기업에 비해서 작은 기업들은 쉽게 변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침체를 슬기롭게 이겨 나갈 수 있다. 기업이 변화해 가야 하는 방향은 그 기업의 고객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고객들의 변화에 민감한 기업은 끝까지 살아남는 기업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한인기업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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