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없는 장례 치르고
어린 자녀 질문엔 침묵
유족들 안끝나는 슬픔
WTC 잔해제거작업은 마무리됐지만 사랑하는 이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희생자 유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황량한 빈터로 변해버린 ‘그라운드 제로’를 헤매고 있다.
9·11때 남편을 잃은 제니퍼 타란티노(32.뉴저지주 베이온 거주)는 “시신을 찾지 못해 마음이 무척이나 허전하다”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남편인 케네스 타란티노(39)는 캔터 핏제럴드사의 외환거래인으로 WTC 북쪽 타워 107층에 근무하다 변을 당했다.
네 살배기 아들을 둔 제니퍼는 남편의 시신이 수습될 것으로 굳게 믿었으나, 이제 더 이상 기대를 걸기 힘들게 됐다.
반면 베벌리 엑커트(50.코네티컷주 스탐퍼드 거주)는 “차라리 남편의 유해가 확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참한 유해를 보면 남편이 어떻게 숨졌는지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온사 부사장이었던 남편 션 루니(50)는 사고당시 휴대폰으로 “남쪽 타워 옥상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남기고 흔적없이 사라졌다. 사고 4일 뒤 엑커트는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여동생 집 뒷뜰에서 시신없는 장례식을 열었다. 그곳은 21년 전 그녀가 남편과 결혼한 장소였다.
사랑하는 아내 질 마리(31)를 잃은 캠벨은 자신과 18개월짜리 아들 제이콥을 위해 아내의 시신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날 아들이 `엄마는 어디있어’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WTC의 잔해는 말끔히 제거됐지만 유족들의 마음에 쌓인 테러의 잔해는 그대로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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