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대출 자산평가 지연 문제 재부각”
▶ 블루아울 공매도 급증
월가에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를 부채질할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기업가치 1억∼15억달러 규모의 중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 대출에 투자하는 블랙록 산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인 블랙록 TCP 캐피털이 작년 4분기 보고서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인피니트 커머스 홀딩스'에 제공한 2천500만달러(약 37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전액 상각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대출의 순자산가치를 3개월 만에 전액 삭감한 것이다.
이번 보도에 대해 블랙록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이 대출이 블랙록 TCP 캐피털의 전체 순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사모대출 업계의 큰 골칫덩이인 '자산 평가 지연' 문제를 다시 부각해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고 짚었다.
돈을 빌려줬던 기업의 상태와 대출 가치가 따로 놀아 사모대출 자산의 가치를 아예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세차 업체 '집스 카 워시'는 사모대출 업계에서 우량 평가를 받다가 작년 2월 갑자기 파산보호를 신청해 대출채권이 몽땅 휴지조각이 된 바 있다.
블랙록 TCP 캐피털도 같은 해 11월 경영난을 겪는 주택 개보수 기업 '레노보 홈 파트너스'에 빌려준 대출금을 전액 상각했다.
사모대출의 건전성을 둘러싼 불안은 이미 투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간판 사모대출 펀드인 'BCRED'에서 펀드 전체의 7.9%에 달하는 38억달러(약 5조6천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이 쏟아진 사살이 최근 알려져 시장을 놀라게 했다.
블랙스톤은 애초 정한 환매 요청 한도(5%)를 높이고 임직원 펀드가 추가 매수를 해야 했다.
월가에서는 사모대출이 숨겨진 리스크(위험 요인)가 너무 많아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관측이 적잖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종전의 기업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사모대출이 이 틈을 타 급격히 성장했는데, 수익률 경쟁에 쫓겨 위태로운 기업에 유동성을 쏟아붓는 부실 대출 문제가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사모대출을 했던 기업의 잇따른 파산 사태와 관련해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며 리스크 확산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사모대출은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핵심 자금을 조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부실화 시의 위험이 매우 크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플랫폼과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 등 주요 기업이 막대한 AI 투자 자금을 사모대출로 충당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AI 거품'이 꺼지고 실적 급락이 잇따르면 그 충격파가 돈을 빌려준 금융권 전체로 퍼지는 연쇄 부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메타 등 AI 업체들의 자금줄이 돼온 거물 사모대출 업체 블루아울에 대해 주가 하락 베팅이 크게 늘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는 데이터 분석 업체 오릭스의 자료를 인용해 블루아울의 전체 유통 주식 중 약 14.1%가 공매도 상태이며 이는 2주 전의 수치(12.5%)와 비교해 단기간 급등세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전략이다.
사모대출 자산의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블루아울의 실적 하락을 점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공매도 세력이 대거 쏠린 것으로 보인다.
블루아울은 지난 달 펀드 가입자에게 투자 원금을 돌려주고 자사 부채를 줄이기 위해 운용 중인 3개 펀드에서 14억달러(2조원)의 자산을 매각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블루아울의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10.42달러로 올해 연초 대비 31.9%가 하락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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