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아니면 어때”…직접 만들고 고치면
돈 절약하고 성취감 보람, 가족들 사랑까지
하늘이 온통 이불이요, 땅이 모두 침대인데 성냥갑 만한 공간을 꾸미느라 분주한 모습이 우스워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집이라는 공간은 마치 장기 등반에 있어서의 베이스캠프 같은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등반이 끝나면 철수할 것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먹고 마시며 생각하는 공간이 베이스캠프 아니던가. 집이라는 물질적 대상에 결코 마음을 두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다해 그 공간을 꾸미는 것은 아름다운 행위일 터이다. 김정렬(44·사업)씨는 13년 전 처음 집을 구입했을 때 드디어 내 집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그저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정신 없이 이사를 들어가 보니 잡초만 우거져 있는 뒷마당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고 여기 저기 손볼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잡초를 제거하고 자갈을 깐 후 잔디와 꽃나무도 심고 오솔길을 만들었더니 천방지축 야생마처럼 거칠던 마당은 간 곳이 없어졌다.
부엌과 화장실 바닥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는 아내를 위해서는 바닥재를 직접 구입해다 손수 시공을 마쳤다. 고작 바닥 하나 바꾼 것뿐인데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작업 공간이 즐거운 아내는 식탁 위에 촛불도 밝히고 꽃도 장식하며 매일 저녁 맛있는 요리를 선보인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갈 때마다 차에 내려 차고 문을 다시 열고 닫아야 하는 것이 영 불편했던 그는 직접 거라지 도어를 자동으로 바꾸고 페인트칠도 새로 했다. 하얀 색을 칠한 나무를 이용해 나지막하게 담을 만들었더니 휑하던 건물은 홈 스위트홈으로 변신했다.
그렇게 구석구석 쓸고 다듬으며 정을 쏟았던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최근 이사간 치노힐스 집 역시 손 빠른 그가 어디 가만히 두겠는가. 이미 패티오 공사를 마친 그는 잔디와 자연석을 이용해 정원을 꾸미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씨는 전문 컨스트럭터가 아니다. 그런 만큼 손수하는 집 단장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집을 조금씩 고치려고 전문가를 불러 견적을 내봤더니 금액이 만만치가 않았다.
미국은 DIY(Do It Yourself)의 천국. 홈 디포에 가서 재료를 사다 책을 보며 한 두 가지씩 고치기 시작했더니 점점 요령이 생겼다. 책을 보고도 잘 모를 때는 주변에 컨스트럭션 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신이 직접 하니까 좋은 점이 어디 한두 가지일까. 우선 무엇보다 큰 장점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견적이 5,000달러도 넘는 패티오 공사이지만 직접 할 경우, 재료비는 10분의1도 채 들지 않는다. 혼자 힘으로 들어올릴 수 없는 지붕은 친구들을 불러 도움을 청했다. 수고한 친구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 비용까지 합하더라도 총 비용이 1,000달러가 채 들지 않았다.
가장 좋은 재료를 써서 자기가 꼭 원하는 스타일대로 하니까 맘에 꼭 든다는 것이 DIY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설사 꼭 원하던 모습이 나오지 않더라도 내가 한 거라 보기 좋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재료비는 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망치면 또 다시 재료를 사다가 바꾸면 된다. 직접 만든 것에 대한 보람은 설명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가 가장 자주 찾는 곳 가운데 하나는 홈 디포(Home Depot). 이번에는 또 어떤 작업을 할건지 직원들에게 말하면 친절하게 재료와 책자를 안내해준다. 일주일 내내 다양한 재료를 비교해 가며 연구를 한 뒤, 주말에는 재료를 구입해 다 직접 작업을 한다.
하나의 공사가 끝나면 한동안 쉬며 자신이 만든 것을 충분히 즐기다가 또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 최근에 완성한 패티오에 하얀색 의자와 티 테이블을 들여놓고 차 한 잔을 음미하는 주말 저녁, 하늘 저편으로 물 드는 노을 빛이 그에게는 더욱 곱게 느껴진다.
■참고할 만한 DIY 웹사이트
▲www.do-it-yourself.com 세탁 공간, 거라지, 정원 등 초보자가 따라할 수 있는 DIY 방법이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돼 있고 사이버 공간 안에서 물품안내 책자와 쇼 룸을 둘러볼 수도 있다.
▲www.basementideas.com 지하실 등 집안의 죽어 있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광범위하게 소개되고 있다.
▲www.beconstructive.com 목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DIY 주택 증축 정보가 실려 있다.
▲www.bighammer.com 패티오나 담을 증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디자인, 예산 산출, 건축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www.ownerbuilder.org 주택 건축, 디자인 교육 기관의 웹사이트와 연결돼 있다.
▲www.ceramic-tile-floor.info 세라믹 타일의 올바른 선택과 설치 방법 등 세라믹 타일을 이용해 바닥을 장식하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www.homeimprove.com 주택 증축을 위한 건축 계획과 방법이 광범위하게 커버된다.
▲www.home-decorating.com 주택 증축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가 실려 있다.
▲www.iwantanewkitchen.com 부엌 디자인과 증축, 건축에 관한 화제를 담고 있다.
▲www.teachmediy.com 다소 따라하기 힘든 DIY 과정을 만화로 기술해 이해를 쉽게 한 사이트. 여러 가지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www.plastermind.com 석회를 이용해 집안을 예술적으로 꾸밀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www.youwireit.org 직접 전기 배선 공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자세히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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