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요즘 기저귀한 세트 41만원... 유모차 35만원 ‘베이비 명품’열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명품은 ‘고급화’와 ‘차별화’다. 아무나 소유할 수 없는 제품, 그렇기 때문에 소유했을 때 남과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더블L족’이라고 부른다. 레저, 스포츠를 뜻하는 레포츠(Leports)와 고급제품, 사치품을 의미하는 럭서리(Luxury)의 영문 첫 글자인 두 “L”자에서 따온 신조어이다.
한때 명품들이 자사 브랜드나 로고를 제품에 크게 부각시킨 디자인이 유행을 탄 적이 있었다. 샤넬의 알파벳 C와 루이 뷔통의 LV. 팬디의 F와 에르메스의 H등이다. 버버리의 체크 문양, 에트로의 페이즐리 문양, 페가라모의 말발굽 문양 역시 브랜드의 독특한 특징을 나타내 준다. 이런 브랜드와 문양이 언제부터인가 사이즈가 줄어들거나 슬그머니 안쪽으로 숨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품이 유행을 타면서 너도나도 이런 로고가 박힌 제품들을 들고 다니면서 오히려 명품로고가 ‘졸부근성’이나 ‘부자’로 보이고 싶은 ‘2류’쯤으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로고가 변형되거나 눈에 띄지 않게 줄어들면서 명품업체들은 ‘진짜명품을 소유하는 이들은 드러나지 않게 자신을 꾸밀 줄 안다’는 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바로 명품 디 마케팅(De-Marketing)의 현장이다.
그러나 하나의 명품이 있기까지는 얼마나 귀한 일들이 숨어있는지 알아야한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 구두의 명품 ‘발리(Bally)’.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세계최고의 명품제작을 위해 질 좋은 소재와 완벽한 디자인, 철자한 끝마무리를 통해 ‘신지 않은 듯한 편안한 착용감’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발리는 지역별, 인종별로 다른 발 모양을 조사해 구두제작에 반영하고있다.
예를 들어 아시안은 발 볼이 넓은 반면 서양인은 좁고 긴 편이다. 같은 대륙에 있는 사람들도 인종국가에 따라 발 모양이 다르다는 것. 이같이 지역별, 나라별로 발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발리공장은 35만개의 구두 모양 틀을 보유하고있다.
발리는 지난 1854년 스위스 쇠넨베르트에서 칼 프란츠 발리에 의해 설립됐다. 고무줄 생산공장을 운영하던 그의 아내의 사이즈에 맞는 신기 편한 구두를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구두 제조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 수제화 기술자들과 고무줄 공장을 합쳐 구두회사를 차리게된다.
발리는 150년의 역사동안 인류의 발 모양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틀을 개발해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만큼 편안한 구두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린 결과다. 그 결과 발리구두는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면서도 착용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제 우리는 명품을 쓰는 사람 편에서 있는 것 보다 명품을 만드는 사람의 위치에 설 줄 알아야한다. 명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고 철저한 수련자세가 필요하다.
정신이 들어가야 한다. 또한 가격이 명품이 아니라 기쁨의 순간을 함께 한다는 정신으로, 최선의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 명품을 만드는 자세이고 명품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사울 왕이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에게 자기의 투구와 칼을 주었지만 다윗은 냇가에서 돌멩이를 다섯 개 주워 자기의 무기로 삼았다. 빌려 쓰는 것 보다 내 것에 맞는 것을 취할 줄 아는 사람이 명품을 쓰는 사람이다. 다윗의 물멧돌이 지금 있다면 명품이 아니겠는가? 내 삶이 명품 같을 때 빛이 나는 것이다.
정춘석/ 뉴욕 그리스도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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