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한번 만나 보고 싶은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의 소원이 하늘에 상달이 되어 어느 날 꿈에 예수가 나타나 올 크리스마스에 내가 가겠노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날 듯이 기뻐하면서 예수님의 생일상을 차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성탄절 모든 준비를 마치고 주인공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달려가 문을 열어보니 추위에 떨던 거지가 따뜻한 국밥이라도 한 그릇 달라고 도움을 청하였다. 할머니는 실망하여 거지를 쫓아 버렸다. 그 후 아무리 기다려도 예수는 오지 않았다.
그 후 어느 날 꿈속에서 예수가 나타나셨다. 할머니는 왜 오시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예수는 “내가 갔었는데 네가 나를 문밖에서 박대하지 않았느냐” 하며 슬픔 표정으로 사라지셨다.
할머니는 예수가 거지의 모습으로 자신의 집을 방문한 것을 알고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어릴 때 교회에서 들은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랜 기간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쩌면 그 이야기가 나를 홈리스를 위한 목사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성경의 많은 부분들은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말하고 있다. 특히 예수가 마지막 심판 때에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었는지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었는지 이웃이 헐벗었을 때 옷을 주었는지 병들었을 때나 갇혔을 때 돌아보았는지를 심판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 지극히 작은 자들,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거리로 나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교회당에서 찬송하고 기도하면 예수를 만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는 기도하고 찬송할 때만 만나지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만날 때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예수가 바로 그들 속에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다운타운의 홈리스 현장에서 예수를 만나고 있다.
예수의 사역 중 많은 부분이 거리에서 행해졌다. 거리에서 제자들을 택하였고 거리에서 병든 자를 고쳤고 거리로 쫓겨 나온 여인을 용서하였고 거리에서 설교하였고 거리에서 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돌보셨다. 예수는 적극적으로 거리로 그들을 찾아 다 녔다.
올해의 성탄절에도 많은 사람들이 시설 좋은 예배당에서 훌륭한 성가대의 찬양과 설교를 들으면서 멋있는 이웃들과 함께 예수를 맞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예수는 밖에서 떨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의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홈리스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예수는 길거리나 다름없는 말구유에서 탄생하셨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낮아지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특별히 성탄절이 되면 자신을 겸허하게 낮추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한인들의 도움으로 홈리스들에게 200여장의 담요를 나누어주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은 담요들을 나누어주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한인 단체들이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예수가 낮고 천한 곳을 찾았듯이 우리도 거리의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손이라도 한번 잡아 주면서 성탄절을 보내면 어떨까. 그렇다면 올해의 크리스마스가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
김수철<목사 거리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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