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때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존재에 의심이 들어 아버지께 산타할아버지의 정체를 밝혀 달라고 했었다. 도대체 누가 선물을 크리스마스 나무 밑에다 놓아두느냐고 여쭈었더니 아버지는 태연하게 “산타할아버지가 놓고 갔다”고 했는데 그 후 내가 결혼하여 딸을 낳고 키우고 있는 지금까지도 아버지는 산타할아버지가 그랬다고 우기신다.
산타할아버지는 과연 기독교 믿음의 기초를 약화시키고 무시하는 비성서적인 전통인가 아니면 아이들이 순수하게 즐기고 접할 수 있는 팬터지 캐릭터일까? 성탄절이 다가올 때마다 크리스천 커뮤니티 안에서 우려하는 산타할아버지의 영향력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첫째 문제로 삼는 점은 산타할아버지는 예수의 탄생과 구원 메시지의 초점을 흐려놓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TV나 학교 생활에서 받는 영향이 교회나 기독교 가정에서 받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우리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관심을 둘 것은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지엽적이고 일시적인 주제보다 근본적인 기독교 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산타할아버지는 여러 면에서 크리스천의 좋은 점을 드러내고 있다. 산타가 주는 메시지는 착해야 된다, 서로 존중해야 한다, 인내심을 키워라, 그리고 기뻐하라! 실지로 이런 메시지는 1월부터 11월 달까지 아이들 삶에 찾아보기 힘드는 덕목들이다.
둘째로 산타클로스는 상업주의 표상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샤핑과 바쁜 행사로 이 날의 진실한 뜻을 되새겨 보지 못하고 지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외에 언제 사람들이 남의 기쁨과 소원을 채워 주기 위하여 백화점 주차장에서 한 시간씩 돌며 사람들과 몸싸움까지 하며 샤핑을 하겠는가? 남을 위해 선물을 주는 관습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권장해야할 긍정적인 관행이 아닌가 생각한다.
셋째로 산타할아버지의 얘기를 가르침으로써 결과적으로 당신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며 나가서 아이들에게도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에 큰 혼란을 주는 것은 부모들이 어렸을 때 재미로 예기해준 무해한 팬터지 스토리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부모들의 삶에서 진리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인간관계와 사업관계에서 바르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이 크게 혼돈하고 흔들린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산타할아버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 지금 산타할아버지를 그동안 나의 삶 가운데 모아둔 다른 여러 가지 팬터지 캐릭터들 가운데 하나로 간직하고 있다.
한편 우리 부모님이 내가 어렸을 때 산타에 대하여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나의 사고와 가치관에 전혀 혼돈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산타할아버지를 통하여 나에게 가르쳐 주신 사랑과 유머를 틀림없이 오래 간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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