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여름, 한국 극장가에 관중들의 폭소를 여간 자아내게 했던 한 편의 영화가 있었다. 신승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중훈이 열연하였던 ‘할렐루야’라고 하는 영화가 그것이다. 이 영화의 요지는 한 건달이 ‘가짜 목사’로 가장해 교회에서 사기를 치려다가 결국에는 개과천선하게 된다는 내용의 코미디물이다.
이 영화는 기독교를 소재로 한 한편의 코미디 영화이었지만 시종 일관 한결같이 웃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 이면에는 무엇인가 가짜가 아닌 진실로서의 깊은 메시지를 여운으로 남겨 놓는다. 가짜 목사, 가짜 박사, 심지어는 가짜 장로 . . .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교계에는 이런 가짜 자격, 가짜 학력, 가짜 학위에 연루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름도 생소하고 또 실재 존재하지도 않는 학교에서 금전으로 졸업장이나 학위를 거래한 경우도 있고, 또 존재 자체가 유명 무실한 군소 신학교에서 졸업장을 따고 학위를 받고도 그 학교가 마치 무슨 상당히 우수한 신학교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그 동안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퍼뜨린 부정확한 정보와 지식으로 인해 그야말로 무인가 또는 비인가 신학교 등에서 졸업장을 받거나 또는 학위를 얻거나 구입한 사람들의 오보로 인해서 심각한 혼란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한국 목회자들의 박사 학위 집착 병에 관한 심각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단되어진 바 있다. 겉으로는 초연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웬만한 목회자라면 누구든지 사실 그 본심에는 이유를 막론하고 목회학 박사 학위(D.Min.) 정도는 하나 갖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학실력이 안되면 모국어로라도 논문을 써서 어떻게든 학위를 받으려 애쓰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인가된 신학교든지 비 인가된 신학교이든지 간에 무조건 학위나 하나 받고 보자 해서, 심지어 생면부지의 신학교들로부터 12달러50센트부터 시작해서 100달러에 이르는 금액으로 박사학위를 구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은 정말 목사들이 만드는 심각한 ‘종교 코미디’다. 잘못된 명예욕과 탐욕이 이런 가슴 아픈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가슴 아픈 사연은 가장 양심적이어야 할 사람들이 이런 가장 비양심적인 일을 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실 한국 사람들 중에 이와 같은 가짜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전체 사람들의 80%이상은 참으로 부끄럽게도 다 이 목사들이라고 한다.
아무리 눈을 뜨고도 코를 베어 가는 세상이라 하지만, 삼척동자도 알만한 학교나 학제조차도 당당히 속여 가면서, 담대하게 진짜같이 활보하는 그 가짜 종교인들의 윤리문제를 논하는 것이 새삼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우리 사회의 많은 신앙인들 가운데는 정말 더 많이 양심적이고 더 많이 인격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반면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할만큼 인격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세상에 어디 그런 사람들 말고 또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드는 것이다.
이들은 진실된 신앙 양심으로 인격자로써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해서 제대로 된 졸업장이나 제대로 된 학위를 받는 것을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저 허울 좋은 학력이나 학위들로 그리스도 교회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성도들을 농락하려는 자들 앞에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는 바일 뿐이다.
4세기의 성자 요한 크리소스톰의 말이 그래서 가슴을 더욱 찌른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불신자들의 기대만큼만 산다면, 아마도 이 땅위에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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