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하면 수십년 우정도 깨지기 쉽다지만
둘 모두 싱글… 14년을 ‘부부 동업’하듯
스몰 비즈니스가 주종인 이민사회에서 가장 많은 건 ‘맘 앤 팝’(mom& pop) 스토어다. 그러나 같은 패밀리 비즈니스라도 형제자매간 동업은 혈연관계이면서 2개 이상의 가정이 만난다는 점에서 맘 앤 팝 스타일과는 또 다르다. 어릴 적부터 한 가족이어서 어쩌면 부부보다 서로를 더 잘 안다는 것은 장점이나 각자의 가정이 있기에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굳이 지적한다면 형제동업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직원을 많이 두고 기업형태로 키워갈 경우 더 프로페셔널하고 조직적인 운영으로 족벌주의를 넘어서야 하는 것도 혈연동업의 숙제. ‘수십 년 우정도 동업하면 깨진다’는 말처럼 얼굴 붉히며 헤어지는 동업관계가 유난히 많은 요즘, 척척 가족애를 과시하며 탄탄하게 사업체를 일궈 가는 한인들을 찾아봤다.
“돈에 집착하지 않고” 30년을 한 사업체 함께
‘세븐디아스 타이어’케빈·잔·찰스 국 3형제
웨스턴과 피코 ‘세븐디아스 타이어’의 국씨 3형제는 30년째 한 사업체다. 69년 먼저 도미한 맏형 케빈 국(55)씨가 72년 동생 잔(51), 찰스(43)씨를 차례로 거둬들이면서(?) 패밀리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당시엔 형의 사업체에 동생들이 직원으로 흡수된 형태였으나 주유소, 편의점, 현재의 타이어까지 30여 년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오너가 됐다.
정신적 지주는 맏형이나 실질적 보스는 재정관리를 맡은 막내다. 형이라고 더 가지거나, 셋이서 똑같이 나눈다는 룰도 없다. 케빈씨는 “필요하면 막내한테 타다 쓴다”며 “돈에 집착하면 싸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덕분에 92년 창업한 타이어 업소는 금호타이어 총판권도 따내며 견실하게 컸다고 한다.
‘릿지웨이 바디샵&정비’이광종·승종·세종·한종 형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27년간 견실업체 키워
웨스턴과 11가 ‘릿지웨이 바디샵&종합정비’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27년 간 형제들이 합심해 사업체를 키워낸 대표적인 경우다. 76년 바디샵으로 출발한 이 업소는 이광종, 승종, 세종, 한종씨 등 사형제가 달라붙어 한 자리에서 정비와 중고차 딜러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견실 업소로 성장했다. 지금은 셋째, 넷째인 세종(52), 한종(50)씨가 전담하고 있으나 모태는 사형제 동업이었다.
형제동업에서 가장 든든한 자본은 우애. 사소한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헌신이 동력이 된다. 지금도 수입 중 씀씀이는 생활비로 만족하고 나머지로는 중고차를 매입하는 등 투자로 돌린다. “사기와 분열이 난무하는 세상에 더 가지라고 챙겨주고 사업확장에 전념하는 것보다 든든한 밑천이 있겠느냐”는 설명.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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