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은 지금 부족분이 몇 백만톤 단위이다. 원래 북한은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거의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변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소련의 붕괴에 있는 것이다.
구 소련은 북한에 무상으로 석유를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무상으로 주던 석유를 판매하겠다며 경화 즉, 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경제제재로 인해 북한으로서는 달러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석유는 전쟁무기 연료이므로, 이것이 없다는 것은 무장해제를 당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의 말먹이용 사료로 옥수수를 받고 석유를 주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 때부터 북한에서는 웬만한 산은 모두 계단식으로 개간하여 소위 ‘단락밭’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나온 잡목 등을 모두 연료로 사용했다. 그리고 그 단락밭에 옥수수를 심어 수확하여 러시아에 넘겼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석유를 공급함으로써 북한의 전쟁수행 능력을 유지시켜 주고 있었다.
즉, 북한으로부터 옥수수란 바로 전투능력이기에 그 생산을 독려했고 재배지는 늘어갔다. 그런데 이 옥수수란 작물은 그 별명이 ‘약탈 작물’이다. 즉 주위의 토양으로부터 무자비하게 유기물을 끌어들여 성장하는 작물이기에 이런 이름이 생겼고, 연작을 계속하면 지력이 떨어져 자라지 않고 소출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땅에는 다른 작물도 재배할 수 없이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작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몇년 경작하면 그곳은 폐기해야 하고 새로운 개간지가 필요하게 되었다. 농업 지식 없이 비료를 공급하므로, 처음 한두 해는 효과를 보나 계속되면 투자에 비해 소출이 따르지 못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토양의 생화학적 매커니즘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에서는 버려진 경작지가 늘어나게 되었고 그 곳에는 비가 많이 올 때 산사태를 유발하였고, 홍수가 나는 원인이 되었다. 산밑의 경작지 즉, 수천년 내려오던 논과 밭을 덮치므로 그나마 주민들이 먹던 주식까지 생산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홍수로 인한 농경지의 유실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국영체제의 토지제도 하에서는 전적으로 국가에 그 보수의 책임이 있으니 그 재난을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지금 북한의 산에는 나무란 거의 없고 미국 모하비 사막과 같이 바위와 관목뿐이다. 바위가 토양이 되려면 약 60억년이 걸리는데 그 아까운 지표 흙을 모두 빗물로 떠내려가도록 한 것이다. 즉 생태계의 파괴가 북한 기근이 본질적 이유이다.
북한의 이미 폐기된 개간지는 평지가 아니기에 그 균류가 필요한 유기물 즉, 낙엽이나 건초 같은 것으로 피복을 하더라도 다 떠내려가기에 적극적 방법을 취할 수 없고 주민들의 입산을 금하고 낙엽 채취를 금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50년이 걸리는 사업인 것이다. 굶고 있는 이웃을 둔 우리는 정말 무서운 일을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일년 내내 굶는 자들이 무엇을 못하랴.
곽계선/식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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