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 산더미 같이 쌓인 한 주일치 잡지와 신문을 대충 훑어보았다. 아이의 봄방학을 틈타 남서부의 4개주를 돌아 여행을 한 탓에 신문이고 뉴스고 일체 단절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너무 놀랐다.
한국 신문에 적잖이 눈에 뜨이는 소위 말하는 ‘반전’이나 ‘반미’주제의 일부 칼럼과 독자의 글에 담긴 증오에 가까운 독설적인 표현들 때문이었다.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자, 지지하자 하는 글들은 조심스레 논리를 펼치는 반면, 반대입장의 글들은 무차별 총기난사를 방불케 하는 모욕적이거나 극단적인 표현을 총동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위 평화를 주장하는 글들인데 인류에의 사랑이나 평화에 대한 간절한 기원의 흔적은 없고 서슬 시퍼런 증오만이 오싹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사실 모두 평화주의자이다. 이 세상에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가 태평성세 를 갈구하지 않는가. 우리가 기원하는 것은 모두 같은 것이련만 삶과 위기의 극복과 불가피한 현실을 대하는 시각만 다를 뿐이다.
우리는 여로에 가는 곳마다 지역 사람들과 여행자들과 소담을 했는데 그들의 소탈한 쾌활함과 특히 전쟁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반대하면서도 현 상황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태도는 놀라왔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그렇게 반전시위가 요란했건만 막상 막을 수 없는 봇물이 되고 나니 이들이 일제히 병사들의 무사귀환을 조용히 기원한다. 불빛 찬란한 도시에서, 인적 드문 외진 시골길에서 조용히 나부끼고 있는 성조기의 행렬을 보며, 곳곳에 높은 기둥이나 나무에 매달린 커다란 수제 노란 리본들을 보며 나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의 국민들의 말없는 고충을 느꼈다.
지금은 우리의 말과 마음을 다듬으며 서로를 인내하고 화해할 때다. 무너진 담을 고치고 금이 간 토대를 개축할 때, 불행한 이웃을 도우며 고통을 하나씩 지울 때이다. 이제는 우리 주위의 크고 작은 위기에 눈을 돌려야 한다. 경기 침체로 이년간이나 계속되는 주정부의 재정위기로 어린이들의 학교가 속속 문을 닫고 있고 실업 실직난이 악화되고 있지 않은가. 힘과 지혜를 모아 손잡고 더불어 일할 때이다. 희망과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불만과 회의가 마음속에 차 오를 때면 이런 구절을 되뇌어보자. “당신이 하는 말을 조심하라. 습관이 될 것이다. 당신의 습관을 조심하라. 그것은 당신의 운명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낙천적인 사람이 좋고 그를 본받아 나의 삶에 낙관주의를 펴보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사랑과 화목을 노래한다. 나와 우리 모두의 삶과 우리 자손들의 미래가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박정현 가주정부 전산시스템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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