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는 지역적 위기뿐만 아니라 국제적 위기가 되고 있다. 한반도의 핵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도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누리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심각한 총격을 받을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에 빠뜨릴 것이다. 핵위기는 이미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노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 양국정상 회담에서 북핵문제 등 대북정책에 대한 긴밀한 논의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50주년을 맞이하는 한·미 동맹의 재정립에도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미동맹은 북핵위기가 대두되면서 양국간 동맹의 견고성과 유용성이 시험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한국과 미국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마찰이 있는 것 같다. 먼저 문화적인 것과 관련한 것이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뿌리를 내리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인 차이는 여전히 남아있다.
미군차량사고로 숨진 의정부 여중생 추모촛불시위가 반미시위로 촉발된데는 사건처리 과정에서 교통사고의 책임과 사과에 대한 문화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한미 국민들에게 서로 잘못 대접받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사건은 한미동맹이 단순한 군사동맹에 머무르지 말고 양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가능하도록 문화교류에도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의 마찰은 북한의 핵위기의 해결책에 관한 것으로 군사적 해결책까지 포함하느냐의 여부를 둘러싸고 두 동맹국 사이에 심각한 이견이 발생하였다. 한미간에 이견이 발생한 근본원인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양국의 인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제 2의 한국전쟁에 대한 한국민들의 공포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가 없다.
9·11 테러없이 현재의 미국의 외교정책을 이해할 수 없듯이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없이는 한국의 외교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전쟁이 일으킨 엄청난 파괴와 피해는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한국민들이 공유하게 되었다.
한국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긴 안목에서 보면 최근 한미간의 일부 마찰들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기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불 수있다. 이견과 갈등을 통해서 한미 양국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하고 존중을 높이는 동맹의 길을 향상시키게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한미동맹은 미국이 안보의 부담을 많은 부분 떠맡아온 것은 사실이다. 이제 한국은 한국의 성장에 맞는 역할과 부담을 떠맡으려고 한다. 동맹의 부담에서도 대등한 동반자적 관계로 한미동맹이 재정립되어야 할 때이다.
이번 노대통령의 방미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관계를 재확인함으로써 그동안 양국관계에 대한 우려와 불협화음을 말끔히 씻어내고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보와 경제번영의 기반을 다시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한규선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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