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주민을 위해 영사관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순회봉사업무에 OC 한인회에서 돈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을 들으면서 옳지 않는 일은 중지하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인회 운영비를 충당하려는 생각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무료봉사를 하겠다는 총영사관의 정책에 반할 뿐 아니라 “한인을 위해 봉사한다”는 한인회의 근본정신에도 부합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민을 위해 하는 일은 별로 없이 문제만 일으킨다며 한인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한인회가 있는 게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 OC 한인회가 임기의 절반을 넘었지만 남은 임기라도 잘 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다음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우선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한인회관 건축의 가시화’와 ‘한인회 봉사센터의 활성화’라는 주요 선거공약을 지켜주기 바란다.
스스로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은행에 예치되었다고 보도된 기금 19만 5,000달러 중 현 회장단이 모금한 액수는 얼마인지, 앞으로 어떻게 얼마를 더 모금해서 ‘회관건축을 가시화’ 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봉사센터는 사회보장제도나 노인아파트안내,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 번역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이었다.
직전회장단이 뜻 있는 독지가의 도움을 얻어 애써 가꾸어놓은 봉사업무의 중심인 이 봉사센터가 현 회장 취임 직후에 폐쇄되었다. 봉사센터를 활성화하겠다는 약속이 선거용 구호에 불과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봉사센터 역할을 대신한다며 그 동안 몇 번의 세미나가 있었지만 전시적, 홍보성 이벤트에 그치고 말았다.
근래에 있었던 가정법 세미나도 그랬다. 적절한 홍보도 없이 실시한 이런 행사에 한인회 관계자가 아닌 일반 주민이 과연 몇 사람이나 참여할 수 있었을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도록 봉사센터는 부활시켜야 한다.
둘째, 현 한인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켜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으면 좋겠다.
한인회는 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당당하고 한인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흩어진 힘을 하나로 모아 가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부가 한인회 회장 부회장을 맡고 있는 것도 모양이 좋치 않다. 몇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서 한인회 얘기가 나오면 “남편이 한인회장인데 부인이 부회장이라며” “부부가 나란히 회장과 부회장을 하다니, 모양새가 좀…” 하는 얘기가 등장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주민들의 협조와 성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셋째, 최소한의 원칙은 준수하며 한인회를 운영하기 바란다. 오렌지카운티 주민이 아닌 타지역에 사는 사람을 어떻게 부회장에 임명할 수가 있는가. 정관에 의해 한인회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기본원칙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속담이 있다.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여 존경받는 한인회장으로 기억에 남기를 기대한다.
정찬열/OC 남부한국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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