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회주의 국가인가’ 시사전문지 뉴스위크 최근호의 이 기사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한국사람들은 이제 한국이 중국보다 더 사회주의적이라고 말한다" 주한 중국대사의 이 간접화법은 차라리 빈정거림으로 들린다. 한국이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혼란스럽다 못해 이제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두세 사람만 모이면 “어쩌다 나라꼴이 이렇게 돼 가느냐"는 장탄식이 나온다고 한다. 최근 한국 상황을 들여다보면 솔직히 뉴스위크 기사나 중국대사의 말을 반박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누가, 왜, 무슨 권한으로 한국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가. 그동안 노무현 정부가 보인 일련의 정책과 또 그런 정책을 주도하는 ‘386세대 참모’들이 한국의 현실을 실제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청와대 참모들은 이른바 386세대다. 386세대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현재의 30대를 말한다. 그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한국을 이토록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을까. 386세대의 싱크탱크를 자부하는 미래전략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그들 스스로 내놓은 자기반성은 최근 상황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
그들은 군사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그래서 현실에 대한 불만이 강하고 정서적으로 독선적이며 피해의식에 젖어있다. 또 그런 지적을 받을 만한 언행을 공공연히 한다. 특히 보수 층과 보수언론, 그리고 미국이 자신들을 옥죄려하고 그런 만큼 코드가 맞는 자신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386세대에게는 편가르기와 적대감이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정치 지향성이 지나치고 연공서열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도 두드러진다. 사회주의에 경도돼 있는 것도 큰 특징 중의 하나다. 상대적 약자, 평등, 분배, 환경 등의 명분에 무조건적으로 집착하는 경향도 386세대의 성향으로 지적된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그런 386세대를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비유했다. 그래서 만주와 반민주, 보수와 개혁 등 극단적으로 대상을 나누고 명분론에 사로 잡혀 전혀 현실성 없는 대안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56세의 나이 임에도 그런 성향의 386세대와 소위 ‘코드’가 맞는다. 그런 사람들로 참모진을 채웠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이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그들의 성향은 소수비판자 입장일 때는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사회를 변화시키는 참신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류 운영자 입장이 되면 엄청난 취약점을 노출시킨다. 불만과 저항에 너무 익숙해 있어 참여와 통합의 관점에 적응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코드가 맞는 자신들만이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욕심’이다. 개혁은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통합해야 성공할 수 있다.
노무현대통령과 386세대 참모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신들의 취약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집권 5년 내내 지금과 같은 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안병선/SF지사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