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끝난지도 50주년이 되었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조국을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쳤던 역전의 용사들은 원한의 백발이 되고 말없는 국립묘지 비석이 되었다.
북한 정권이 소련의 사주와 중공의 지원을 받아 1950년 6월 25일 새벽 기습 남침해 시작된 한국전쟁은 3년 1개월 간 교전 끝에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종전협정과 함께 일단 끝나게 되었다.
전력의 열세로 후퇴를 거듭하던 국군이 UN군의 참전으로 반격을 감행하여 38선을 돌파하자 이에 당황한 소련을 1951년 6월 25일 그들의 UN대표 말리크를 통해 정전을 제외하였다.
한국정부와 온 국민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1951년 7월 10일 개시된 휴전 회담은 25개월만에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한국군을 배제한 채 UN군 대표 미 육군 해리슨 장군과 북한군 대표 남일이 5조 63항으로 된 휴전협정에 서명, 처참했던 한국전쟁은 종전 아닌 휴전상태에서 막을 내렸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은 다음 전쟁의 서곡에 지나지 않는다”며 휴전반대 담화문을 발표하고 북한 정권이 이왕 침공을 해 전쟁을 일으켰으니‘북진통일’하자고 주창했다.
휴전회담이 개시된 후부터 한국전쟁은 세계 사상 유례 없는‘제한공격’이라는 전법으로 한층 더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된다. 즉 이 전투는 다만 진격을 하지 않을 뿐 근거리 고지 쟁탈전으로 한 고지 한 등선에서 퇴각과 탈환을 20여 차례 이상 반복했다. 그중 가장 치열했던 수도 고지, 백마고지, 저격 능선 등 3개 지역의 전투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1952년 8월 5일 김화 동북방 수도고지에 적은 1일 평균 2만발의 포격과 인해 전술로 6일간 7번이나 고지의 주인이 갈렸으나 우리 보병수도 사단(일명 맹호부대)이 최종적으로 확보했다.
1952년 9월 29일 철원 평야 가운데 위치한 말 모양의 무명고지에 적은 4만 8,000발의 포격을 가해 고지가 하얗게 먼지로 덮여 백마고지가 되었는데 우리 보병 제 3사단, 제 9사단과 미 보병 제5사단이 교대로 투입되어 싸웠으며 1개월 간 25회나 고지의 주인이 바뀐 끝에 우리 보병 제9사단(일명 백마부대)이 확보했다. 1952년 10월 초 수도고지와 백마고지 사이에 가로놓인 저격능선은 4일간 전투에 17회나 능선의 주인이 바뀌었으나 우리 보병 제2사단이 확보했다.
그러나 1953년 5월 휴전이 임박해지자 적은 하루에 11만 8,000 발의 포격을 가하며 총공세를 펴 악전고투 끝에 점령했던 이 3개 지역을 모두 점령당했으나 아군도 총반격을 감행하여 재탈환하는 열전의 과정을 겪어야 했다. 모든 산야는 피아 식별할 수 없는 시체로 뒤덮였고 개울마다 피로 붉게 물들었다고 전투상보에 기록되어 있다.
이 전쟁은 한국역사상 가장 비참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으며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인 아래세력의 세계적 전쟁이었다. UN은 1차 대전의 전비에 해당되는 150억 달러를 지출하였다. 한국군과 UN군의 총 사상자는 33만 여명에 달했고 인민군과 중공군은 180만 명에 이르렀다. 전 국토는 초토화되었고 전쟁 미망인 20만 명과 전쟁고아 10만 명이 발생하였으며 경제적 사회적 암흑기를 초래했다.
한국전쟁이 남긴 가장 근원적인 교훈은 “전쟁은 부패의 산물이며 새로운 부패의 생산자”라는 점이다. 우리는 전쟁방지를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휴전 50주년을 맞아 6.25 참전용사들에게 맥아더 장군이 인용했던 군가의 후렴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명구를 바치고 싶다.
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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