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뱅크 거주 40대 한인여성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께 버뱅크시내 한 아파트(634 E. Cedar Ave) D호실 침실 안에서 조영선(45)씨가 침대위에 이불을 덮고 누운 채로 숨져있는 것을 조씨의 딸(16)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조씨의 남편 김중명(52)씨를 지목, 이날 오후 공개수배하고 김씨의 행방을 쫓고있다.
경찰은 약 3년전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로 이사온 김씨 부부가 전에도 자주 다퉜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과거에 김씨가 부인을 수차례 폭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 사건이 가정불화 끝에 김씨가 부인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이날 밤 10시 현재까지 체포되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중인 케빈 크라프트 버뱅크 경찰국 루테넌트는 “용의자 김씨가 라스베가스쪽으 도주했다는 첩보를 입수, 현지 경찰에 수사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크라프트 루테넌트는 김씨는 키 5피트10인치, 체중 145파운드 정도의 체구라고 말했다.
버뱅크 한인가정 참사 주변
상대적으로 안정된 부인에
남편의 열등감도 한 원인
최근 헤어지자 말듣고
다음주 한국 돌아갈 준비중
23일 버뱅크에서 발생한 조영선(45)씨 피살사건은 힘든 이민생활로 인한 가정불화가 원인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씨와 조씨를 살해한 용의자로 경찰에 수배된 남편 김중명(52)씨는 둘다 재혼으로 조씨는 노인들을 돌보는 간호사로, 김씨는 자동차 부품상 배달원으로 일하며 소박한 2베드룸 아파트에서 조씨의 고교생 딸 및 김씨의 8세난 손자와 함께 살아왔다.
한국에서 결혼한 뒤 3년전 함께 도미한 조씨 부부는 올해초 조씨가 미국 간호사(RN) 자격을 취득하면서 취업비자 스폰서를 받아 영주권 수속에 들어가는 등 생활고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도미 후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보지 못한 김씨가 아내에게 이따금씩 욕설과 손찌검을 해 부부간 불화가 싹튼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를 잘 아는 한 친지는 “계속되는 불화를 참다못한 조씨가 최근 남편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으며 남편은 손자를 데리고 다음주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이웃은 “약 2달전쯤 이른 새벽에 김씨가 욕설을 하며 부인과 다투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했다”며 “부인이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며 자신보다 돈을 더 벌게되자 열등감을 느낀 것 같다”며 “얼마 전 김씨가 좋은 잡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도미하기 전 인천에서 택시기사로 일했으며 조씨는 인천시내 소방서 119 응급구조대 소속 간호사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의 시신을 처음 목격, 이웃에 도움을 청한 조씨의 딸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현재 LA인근에 거주하는 한 친지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형제자매가 미국에 없으며 친척으로는 유일하게 조카가 LA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조씨의 조카는 23일 본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비명에 간 이모의 언니가 현재 LA에 와 있다”며 “착하게만 산 이모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구성훈·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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