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표기 논쟁은 부산 아시안 게임 때 어떤 상상력이 풍부한 북한 사람이 한국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그랬는지 아는 것이 모자라서 그랬는지 농담처럼 툭 던져 본 말이 효시가 되어 일파만파로 번져, 교수와 국회의원들도 함께 어우러져 어지러운 주장들을 하고 있다.
Corea 표기로 바꿔야 한다는 사람들은 Corea가 사용된 것이 13세기부터이니 16세기이니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반도인지 섬인지도 분간 못할 때 자기네 편할 대로 부른 것일 뿐이다. 우리가 ‘영길리’로 불렀거나 ‘영국’으로 부르거나 ‘England’라는 글자에 점 하나도 더 보탤 수 없고 우리가 ‘미리견’이라고 불렀거나 ‘미국’이라고 부르거나 ‘U.S.A.’에서 점 하나도 뗄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부를 뿐이다.
자기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정하여 사용하는 국호 표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며 몇십년 가다 한번씩 표기되었던 1900년 이전의 Corea라는 표기는 일본의 영향력이 개입되었다는 주장과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논쟁의 본질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엄존했던 1884년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 우표가 Corea 표기였으나 이 또한 논쟁의 대상이 아니고 1895년 미국회사에서 인쇄되어 발행된 우표에 Korea로 표기되어 계속되고 있으며(우표도록 참조) 이것이 주권국가에서 자주적으로 정한 명실상부한 국호의 외국어 표기일 것이다.
Corea 표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시기를 전후해서 일본의 계략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으나 이 때가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격상시켜 역사상 처음으로 임금을 황제라 칭하기 직전으로 이 때에 일본이 작용했을 것이라 짐작한다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합방된 1910년 전후 일본의 계략이 있었을 것이라는 논리도 말이 안 된다. 합방을 하였으면 (또는 합방을 할 것이면) 국호를 말살해서 일본국의 조선 지역이 돼야 되는데 왜 자기나라 국호와 나란히 Korea를 배열해서 선전을 하겠는가?
창씨개명을 해서 민족도 말살하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선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일장기를 붙여서 뛰게 한 일제가 왜 거추장스럽게 자기나라 국명 옆에 Korea를 같이 배열하겠는가? 36년 후에 일본이 패망하리라고 예측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Korea든 Corea든 일본의 계략이 개입되었다는 것은 선의든 악의든 허구일 수밖에 없다. 개인의 이름을 고치려 해도 법원엘 가야 하는데 좋거나 나쁘거나 더러는 오명을 들었거나 세계적으로 불리고 기록되고 신뢰를 쌓아온 우리 국명을 바꿔야할 그렇게 크고 중요한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해 오던 대로 쓰고 각자 또는 각국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면 될 것이다. 월드컵 때 Corea로 부른 것처럼.
이계영/몬트레이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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