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열/한국 불우아동 남가주 후원회장
30여년 전 아내가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일본어를 배울 때의 일이다. 클래스에는 백인 수강생을 포함하여 여러 다른 인종 배경의 학생들이 섞여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앉은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20대 초반의 동양계 여학생에게서 이상한, 참기 거북스러운 냄새가 나고 있었다고 했다. 첫 시간은 그럭저럭 참아 넘기고 다음 주 같은 시간에 가니 또 다시 거의 비슷한 거리를 두고 그 여학생과 같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당혹스럽게도 지난번의 불쾌했던 냄새가 또 다시 아내를 불편하게 하더란다. 그러면서 아내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저 여학생이 한인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불안감이었다.
염려했던 대로 그 여학생은 나중에 한인으로 판명이 났고 다른 급우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한인들은, 우리 가정을 포함해서, 냄새가 나는 음식을 즐겨 먹는다. 마늘과 고cnt가루 같은 진한 양념의 반찬과 같은 성분의 재료를 사용해서 찌개를 자주 끓여 먹는다. 찌개가 펄펄 끓을 때 떠먹으면 얼얼하며 화끈하고 정신이 번쩍 들고 가슴이 알알해지는 칼칼하고 시원한 맛. 오장육부가 후련하게 뚫어지는 듯한 그 짜릿한 자극과 쾌감을 부정할 한인은 아무도 없으리라.
문제는 한국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집안의 창문들을 꼭꼭 닫아 놓은 상태에서 몇 달이고 요리를 계속하게 되면 백이면 백, 위의 예에 등장한 젊은 여학생의 경우처럼 옷에서 견디기 어렵도록 불쾌한 냄새가 베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리 정당화하려고 해도 타인에게 무례가 되고 만다. 한인 직장이나. 가까운 친구의 가정을 방문할 때면 심심찮게 마주치는 일이다.
우리 가족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상관없이 일단 식사 준비를 시작하면 집안의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활짝 열어 놓는다 그리고 완전히 식사가 다 끝날 때까지 겨울에는 히터도 완전히 꺼놓은 채로 음식의 냄새가 밖으로 모두 빠져나가도록 한다. 외출에서 귀가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웃에 살고 있는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그저 습관에 이끌려 육체적인 생존의 수준에 머무른 채 눈에 보이는 것에나 집착하고 산다면 문제가 있다. 그것이 우리 이민자들의 삶의 내용이나 수준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청결하게, 위생적으로, 보이지 않는 질서에 성실히 순응해가며 내면적이고 정서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삶의 모습이 되어야만 우리 자녀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것이다.
집안의 창문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으로도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할 때에 개선과 진보, 발전과 융화, 그리고 평화로운 공존이 가증하다.
마음의 창문을 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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