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훼어팩스와 몽고메리 카운티 등 워싱턴 지역 대부분 공립 초·중·고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2주 정도의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들뜬 분위기의 연말은 청소년 비행과 탈선을 부추겨 한인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인 청소년이 많이 몰리는 애난데일의 주말 심야에는 음주와 흡연에 빠진 앳된 10대 청소년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곤 한다.
또 고교생 자녀에게 집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열도록 허락하고 송년 동창모임에 갔다가 예정보다 일찍 집에 돌아온 한 한인은 술과 마리화나가 등장하는 난장판 파티를 보고 아연실색한 케이스도 있다.
겨울방학은 청소년 탈선, 특히 마약 시도가 급증하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외향적인 남학생과는 달리 내성적인 여학생은 심각한 중독에 빠지도록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것도 할러데이 시즌이 가장 많으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한미가정문제상담치료센터의 김경렬 소장은 “어른들이 연말 망년회, 동창회로 바쁠 때 10대 자녀들도 공연히 분위기에 휩쓸려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한다”면서 “한인 부모들이 갖기 쉬운 ‘우리 애는 괜찮겠지’라는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녀의 일탈행위에 대한 지나친 질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 부모들에겐 부드러우면서 단호한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청소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정상담소의 윤세화 소장은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좋은 추억과 감사하는 마음 등을 나누는 시간이 되도록 부모들이 솔선 수범, 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봉사센터의 박현숙씨는 자녀의 지도요령으로 ◇행선지를 확인 ◇귀가시간을 정해 지키도록 할 것 ◇가능한 집에서 파티를 열어줄 것◇낯선 친구가 동참할 경우, 파티가 끝난 후에 자녀와의 관계를 자세히 관찰해야 할 것을 들었다.
지난해 대입 지원을 막 마치고 고교 마지막 겨울방학을 맞은 한인 유모(18·토랜스) 군은 호기심에 담배를 피웠다가 엄격한 아버지가 알게 되자 그 길로 가출, 방학 내내 친구 집에 숨어 마리화나를 배우고 1달러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하다 발각돼 청소년 구치소에 수감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간사등 청소년 전문가들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 자녀가 연말파티를 원한다면 ▲가능한 집에서 열어줄 것 ▲부모가 현장에 머물며 간섭하는 것은 피하되 필요시 도움을 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근접거리에서 감독할 것 ▲파티 준비와 마무리는 부모가 함께 거들 것 ▲낯설거나 행태가 부자연스런 친구가 동참할 경우, 파티가 끝난 후에도 자녀와의 관계를 자세히 관찰하며 필요시 주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나 단체들은 캠프 등 연령별 겨울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철저한 감독 하에 체육관과 도서관을 개방해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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