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S 슈거보울 ‘찬밥’
언론들 “1위없는 타이틀전”조롱
코치들 투표결과에 더 관심
‘호화판 2위 결정전에 불과하다’
대학풋볼 양대 랭킹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는 USC가 로즈보울에서 빅-10 챔피언인 4위 미시간을 28-14로 완파하면서 오는 4일 뉴올리언스 수퍼돔에서 벌어진 보울챔피언십시리즈(BCS) 내셔널 챔피언십게임 슈거보울이 완전한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대부분 팬들이나 여론은 이미 내셔널 챔피언은 이미 USC로 결정됐다고 여기고 있어 오클라호마와 루이지애나 스테이트(LSU)가 격돌하는 슈거보울을 내셔널 타이틀전으로 규정한 BCS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 이미 양대랭킹 중 하나인 AP랭킹에서는 USC의 내셔널 챔피언 등극이 기정사실이고 많은 언론들은 이미 슈거보울을 ‘2위 결정전’ 또는 ‘호화판 연습경기’로 규정하며 랭킹 1위팀을 타이틀게임에서 빼먹은 BCS를 조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슈거보울이나 BCS측은 아직도 오클라호마와 LSU의 승자가 내셔널 챔피언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이는 양교팬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풋볼 세계에선 메아리없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대부분 오클라호마와 LSU 선수들은 USC의 로즈보울 승리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만약 미시간이 USC를 꺾어주었다면 슈거보울이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타이틀매치가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오클라호마의 올아메리칸 디펜시브 라인맨 타미 해리스는 “USC는 1위일 지 모르나 우리는 내셔널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대부분 여론이 인정하지 않는 ‘페이퍼 챔피언’이 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그다지 확신을 줄 수 없는 자위성 발언에 불과했다.
USC의 로즈보울 승리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은 슈거보울과 BCS만이 아니다.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AP랭킹과 함께 양대랭킹을 이루는 USA투데이/ESPN랭킹의 투표인단인 감독들은 더욱 곤혹스런 입장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랭킹에서 이들은 USC를 1위팀으로 꼽았으나 정작 USC가 로즈보울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뒤인 최종랭킹에서는 USC를 챔피언으로 뽑을 수 없는 것. 그 이유는 미 풋볼코치협회가 BCS 타이틀게임의 승자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인정하기로 BCS측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1위 투표권이 없기에 대학풋볼 최고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로즈보울에서 빅-10 챔피언으로 전통의 명문인 랭킹 4위인 강호 미시간을 완파한 1위 USC를 2위로 끌어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 엉터리 투표라는 비난폭격을 맞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했다. 심지어는 투표를 관리하는 USA투데이도 USC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꼽지 않을 경우 투표결과를 보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어 코치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계약을 파기하고 소신투표를 하느냐, 아니면 비난을 감수하고 슈거보울 챔피언을 BCS 내셔널 챔피언으로 세우느냐. 어쩌면 슈거보울 결과보다도 경기 후 나올 코치들의 투표결과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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