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제
안과전문의
바이올리니스트
영화 ‘예수의 수난’을 본 어떤분들 에게는 이번 부활절이 예년과 다른 더 뜻 깊은 부활절이 될지도 모른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기인한 많은 예술작품중 드물게있는 교향곡음악의 하나인 말러의 심포니 제2번 ‘부활’도 그영화에 못지 않은 감동을 줄수있는 거대한 작품이다.
이곡을 들기회는 몹시 드문데 그것은 이 작품이 지닌 으뜸가는 몇가지 특수성때문이다. 거의 한시간 반의 연주시간은 심포니로서 가장 긴것중의 하나인데다 120명의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장 밖에서 연주하는 관악 밴드, 각종 희귀한 타악기, 특수 제작된 교회종, 백여명의 두 합창단, 앨토와 소프라노의 두 독창자등의 방대한 스케일은 당연히 이작품의 공연을 어렵고 특별한 것으로 만들수 밖에 없다. 연주를 하는대서도 강음의 표시인 f를 fffff겹쳐놓고 악기가 부서지도록 큰소리를 내라 하고 반대로 ppppp의 들릴까 말까할 소리를 백여명의 합창단이 내야하는 등 극단적인 음악효과를 요구하고 있어 보통 연습으로는 해낼수 없는 난곡이다. 작년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역사적인 개관 씨즌 첫공연에 이곡을 택한것도 LA필오케스트라와 홀의 우수성을 동시에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기에 제일 적합한 곡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작곡의 동기와 과정도 특이하다. 말러의 가족과 친군한 사람들의 많은 죽음에서 받은 심적 영향과 유태인인 그가 기독교를 받아들인것이 이 곡을 쓰게된 배경으로 작용 했을 것이다. 작곡에 6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것이나 조용하고 경치좋은 호수가에 오두막을 짓고 근처에 사람도 동물도 얼씬 못하게 가족이 망을 보는 가운데서 작곡에 몰두한것 역시 예사가 아니다.
이 오두막은 현재 말러기념관이 되어있다. 5악장중 부활을 찬양하는 절정의 마지막 악장을 쓰는데서 침체에 빠져있던 중 이미 완성된 1악장을 들어보고 이것은 음악이 아니다란 혹평으로 말러를 긴 우울증에 빠트렸던 당대 최고의 지휘자 뷸로의 장례식에서 들은 성가에서 말러는 번개같은 영감을 받아 부활의 선율과 작사를 즉각 완성 할수 있었다. 말러는 열개의 심포니를 포함한 많은 작품중 이곡이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 크게 자부하였고 중요한 기회마다 이곳을 내놓고 자신이 지휘하곤 했다.
1895년 12월 말러의 지휘로 베르린 필하모니가 초연을 한 자리에서 이곡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관객들은 마치 부활의 장면을 목격이나 한듯 눈물에 젖어 서로 얼싸안고 감동에서 해어나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작곡가 숀버그는 나의 심장이 터지는 느낌이었다했고 또한 작곡가 베르그는 하늘에서 성령을 받은듯한 느낌에 못이겨 약혼자에게 자신의 불륜을 고백하게되는 등 상상을 초월한 효과를 자아냈다. 필자도 이곡을 처음듣고는 다른 곡 모두를 재끼고 이곡만 수없이 되풀이 들은 때가 있었다.
LA필하모닉이 금년 여름 할리웃 보올에서 이곡을 재연주할 예정인데 야외에서 확성기를 통해 들어서는 이곡의 진미를 느끼지 못하리라 우려된다. 이번 부활절을 계기로 이곡의 좋은 음반을 집중해 들으며 하늘이 열리고 저세상에서 들려오는것 같은 소리와 천사들이 날개를 달고 다시 일어나라...너의 갈구가 하나님에게 너를 인도하리라...하고 노래하는 클라이막스에 도달 했을때 무엇을 느끼게 될지 한번 경험 해볼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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