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클라크 증언 정면 반박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 9.11조사위원회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알 카에다 테러위협의 중요성을 깨닫고 알 카에다 조직의 근본적인 제거 전략 수립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3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공개 선서증언에서 라이스 보좌관은 또 그럼에도 9.11테러를 막지 못한 것은 당시 알 카에다의 위협에 관한 정보기관들의 정보 내용이 구문인 데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애매모호했을 뿐 아니라 정보기관간 정보공유가 되지도 않는 구조적 문제때문이었다고 말하는 등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최근 증언을 정면 반박하고 정책결정 책임보다는 정보기관들의 정보실패 책임을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의 이날 증언은 부시 행정부가 초기에 알 카에다 위협의 긴급성을 간과하고 대응에 소홀했으며, 이는 이라크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한 때문이라는 클라크 전 보좌관의 핵심 주장을 모두 부인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두 사람의 증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여 오는 7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조사위의 최종 보고서 방향이 주목된다.
라이스 보좌관은 증언에서 정권이양기에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브리핑받은 내용등을 바탕으로 알 카에다 조직이 미국에 심각한 위협임을 알았으며, 부시 대통령은 9.11 이전까지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일일 정보보고를 통해 40차례 알 카에다에 관한 보고를 받았고, 이중 13차례는 부시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는 이에 따라 알 카에다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포괄전략 개발에 착수, 그해 봄과 여름을 거쳐 9월4일 확정했다며 부시 대통령은 `파리를 한마리씩 잡기는 지겹다’고 말함으로써 알 카에다의 공격때마다 사안별로 대응하는 전략보다는 근원적인 조직 제거를 원함을 분명히 했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내놓은 주요 국가안보정책 행정명령은 러시아도, 미사일 방어망도, 이라크도 아니라 알 카에다의 제거에 관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 전략 수립중에도 클라크 전 보좌관의 알 카에다 대책안 가운데 상당수를 채택, 위기관리도 동시에 수행했다고 말하고 당시 알 카에다 위협에 관한 정보 보고가 늘어나고 있었으나 테러 시간, 장소,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이 `수주일내 믿을 수 없는 뉴스’ `매우, 매우, 매우, 매우 큰 소동’식으로 모호하고 추측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9.11테러 한달 전인 8월6일 대통령에 대한 정보보고 내용도 대부분 90년대부터 제기돼온 옛날 정보인 데다 항공기를 미사일 처럼 테러에 활용할 가능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그 이전 정보도 대부분 미국 밖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것들이어서 내가 7월5일 미국내 테러 가능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알 카에다 정책이 작동하지 못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기때문이며, 아프가니스탄 정책이 작동하지 못한 것은 파키스탄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기때문이라며 대테러 정책과 지역 외교전략이 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내 테러 위협에 관한 더 양질의 정보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사법기관과 정보기관들 사이의 정보 수집과 공유를 가로막는 법적.구조적 문제 제거를 위해 국토안보부 설치, 연방수사국(FBI)의 개편 등 구조개혁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과제가 더 남아있다고 말했다.
<홍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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