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철(롱아일랜드)
소위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잔인한 달’의 연속인 분위기라 짜증스럽기만 하다.
5월을 우리는 ‘가정의 달’이라 하여 다 함께 부푼 가슴으로 맞이하곤 했었다. 그런데 금년따라 5월이 침울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지난 겨울은 50년만의 강추위로서 어지간히 추웠고 길기도 했으나 부활절이 지나고 5월이 되면 명실공히 양춘가절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 했었는데 여전히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옷속을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버리지 못한 채 하늘만 쳐다보는 형편이다.
게다가 사흘이 멀다하고 툭하면 비바람이 몰아쳐 초목들도 움츠린 상태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 5월달에는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들어있다. 내남 없이 다들 자식 잘 키우자고 이민 와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생들을 하는데 과연 우리 자녀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 것인지 수시
로 점검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주변에는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함정들이 너무나 많은데다가 심지어는 유괴범까지 득실거리는 형편이고 보면 어린이날이 있은들 무슨 소용이랴!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도 마찬가지다. 이런 날들을 제정할 때는 나름대로 깊이 생각한 나머지 두고 두고 그 날과 함께 어버이와 스승의 은덕을 기리며 감사하기 위함이었을 터인데 개중에는 부모를 흉기로 타살하는 패륜아가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 졸업식날 평소에 사감이 있었던 스승을 두들겨패는 행패가 자행되는 세상이고 보면 공연히 형식상으로 그 날에 가서 어버이나 스승의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를 달아주는 따위의 해프닝일랑 차라리 없애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살이에 있어서 가정 만큼 소중한 공동체가 어디에 또 있겠는가! 가정의 원리는 태초에 조물주께서 제정해 주신 것으로서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만고불변의 원칙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소중한 가정을 계획적으로 파괴하는 무리들이 날뛰는 세상이니 가정의 달이 무색할 지경이다.옛날에는 도둑이 남의 집에 침입하여 재물만을 탈취해 갔는데 요즘의 도둑놈들은 먼저 아녀자들을 겁탈하고 나서 재물을 강탈해 감으로써 가정 파괴를 일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회 일각에서는 버젓한 부부 여러 쌍이 한데 모여서 스와핑(부부교환 섹스) 놀이에 탐닉하고 있으며, 이 일에 대하여 사회적인 앙케이트를 물은 결과 30% 이상이 개인적인 사생활인 만큼 제3자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통계까지 나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부부교환섹스를 내용으로 한 영화까지 제작되어 버젓이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다니 이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같은 세기말적인 퇴폐풍조 가운데서 온전한 가정을 유지해가는 일이 점점 심각해지니 가정의 달인 5월은 침울해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돈 때문에, 치정관계로 무참하게 살해되는 일들이 빈번한 가운데 끔찍스럽게도 토막살해까지 자행되니 가정 부재의 세상이 된 듯 싶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들의 이라크 포로에 대한 만행이 또한 5월을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옛날 일본 제국주의가 생사람을 잡아다가 생체실험을 자행한 만행과 무엇이 다르랴!그러니 5월의 하늘은 침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생필품의 으뜸인 개스와 우유값이 날마다 올라가고 있으니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5월은 더 이상 ‘계절의 여왕’이 아닌 것으로 각인되었다고 본다.
침울한 5월을 다시금 찬란한 5월로 되돌려 놓는 일에 박차를 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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