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은 그냥 아이들이 ‘좋은 사람’이 되도록 인도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짐 밥·한나 박씨 부부가 다섯 아이들과 함께 뒤뜰에 모여 앉았다. 은솔이를 안고 있는 박한나 사모, 둘째 미혜, 셋째 동혁, 첫째 동일, 넷째 동훈, 그리고 짐 밥 박목사.
네 자녀낳고 딸 입양한 입양아 출신 한나 박씨 가정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건전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불의가 판치고 못살겠다는 푸념이 절로 나오는 순간에도 아이들의 무공해 웃음은 쳐다보기만 해도 엔돌핀을 솟게 한다. 가족의 행복을 좌우하는 존재는 아이들인데, 어느덧 세상은 넘침과 모자람이 공존해 자기 뱃속으로 낳은 자식을 키우지 못해 버려야하는 부모가 있고, 배아프지 않고 마음으로 낳은 자식으로 또 다른 행복을 얻는 부모가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30년 동안 양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른 아이에게 돌려주기 위해 스스로 입양부모가 된 한나 박씨의 따뜻한 가족 스토리를 소개한다. 한나 박씨는 나성영락교회 영어목회 짐 밥 박(형은) 담임목사의 아내이고, 2년 전 입양한 은솔이를 포함해 다섯 아이의 엄마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풍성함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따뜻함이 전해지는 한나 박씨 가족을 만났다.
짐밥·한나 박씨 부부는 유난히 예쁜 걸 좋아하는 은솔이가 ‘마음이 예쁜’ 딸로 크길 바란다고 말한다.
‘자식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
공개입양을 결혼조건으로
“너희들 동생을 데려오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니?”
“좋아∼요”
“근데, 너희들은 엄마랑 아빠 뱃속에서 나왔지만, 이번에 오는 동생은 엄마, 아빠의 마음에서 낳은 아이란다”
“동생, 보∼고∼ 싶어요!”
은솔이(3)를 입양하기에 앞서, 짐 밥(40)·한나(37) 박씨 부부가 큰아들 동일(13), 둘째딸 미혜(12), 셋째아들 동혁(10), 넷째아들 동훈(7)을 모아놓고 개최한 가족회의에서 오고간 대화다.
이들 부부는 요즘 세상 흔치 않은 아들딸 부자. 둘 낳기도 꺼리는 부부가 태반인데, 이들은 넷도 모자라 예쁜 딸을 또 하나 입양했다. 그래서 가족 수는 ‘럭키 세븐’.
줄줄이 아이를 낳은 건 무남독녀로 자란 한나씨의 ‘자식은 낳을 수 있는 한 많이 낳아야 한다’는 자식욕심 때문이었다.
혼자 외롭게 자라서 형제들이 많아 시끌벅적한 집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는 한나씨는 아기를 가질 수 없었던 한국인 부모에게 입양된 후 미국으로 가족이민을 왔다. 아버지와 나이 차가 무려 47세였지만, 자신이 입양됐으리라고는 짐작조차 못했을 만큼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자란 한나씨가 입양사실을 알게된 것은 17세 때.
“친척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데, 전 전혀 몰랐습니다. 고교를 졸업할 무렵,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입에서 ‘너 입양됐어’라는 말을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왜 부모님이 진작 말해주지 않았을까’하는 의문 때문에 방황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어요”
UC데이비스에 입학한 한나씨는 당시 공부벌레(nerd)였다는 짐 밥 박 목사를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박목사의 넉넉한 사랑으로 짧지만 깊은 방황을 접게 됐다. 이토록 예쁘게 키워주신 양부모가 고마울 따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한나씨는 그 동안 받은 사랑을 다른 아이에게 돌려주기 위해 입양부모가 될 것을 결심했다.
박목사가 청혼했을 때도 결혼하면 입양한다는 다짐을 받아낸 후 청혼을 받아들였을 정도로 확고한 의지였다.
남편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는 동안, 한나씨는 아들 낳고, 딸 낳고, 또 아들을 낳았다.
셋째를 낳고 이젠 그만 낳아야지 생각은 했지만, 넷째가 또 생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고맙게 받았다. 잦은 출장을 제외하고는 요리도 잘하고 집안 일도 틈틈이 거드는 남편 덕분에 아이 넷을 키우면서도 힘들지 않았다는 한나씨는 넷째 동훈이가 세 살이 됐을 무렵, 시부모님에게 공개입양 의사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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