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등판하는 박찬호.
레인저스 선발로테이션 독특한 운용
약팀 만날때까지 7, 8일 기다리기도
7일만에 26일 등판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그야말로 종잡을 수가 없다. 로테이션이라는 말은 순서적으로 돌아간다는 뜻이지만 레인저스 로테이션에는 순서가 없다. 기본적인 골격은 있으나 수시로 순서가 뒤바뀌는 통에 다음 선발이 누군지 감 잡기가 쉽지 않다.
박찬호가 그 좋은 예. 지난 19일 캔사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 등판했던 박찬호는 순서대로라면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3연전 1차전에 나서야 하지만 제1선발 케니 로저스에 밀려 하루 뒤인 오는 26일 시리즈 2차전에 나선다. 중간에 경기가 없는 오프데이가 끼어있어 박찬호는 장장 7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셈. 이는 처음이 아니다. 이에 앞선 지난 19일 등판도 7일만에 나선 것이고 그 전 등판은 무려 8일만의 출격이었다.
박찬호의 스케줄이 이처럼 ‘1주일에 1번’ 등판하는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재 레인저스가 채택하고 있는 특이한 로테이션 운용방침 때문. 벅 쇼월터 감독은 우선 팀의 제1 선발 케니 로저스가 정상적인 5일 로테이션으로 등판할 때 최상의 경기력을 보인다며 가능한 로저스를 매 5일마다 등판시키고 있다.
따라서 오프데이 등으로 간격이 벌어질 경우 박찬호 등판일에 그를 내보내 5일 간격을 유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또 최근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라이언 드리스는 현재의 좋은 리듬과 제구력을 살려주기 위해,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는 R. A. 딕키는 가능한 자주 등판해야 리듬유지에 좋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각각 5일 로테이션을 유지시킨다는 방침이다. 대신 제5선발인 와킨 베노아는 하루 이틀 더 쉴 경우 투구감이 더 좋다는 이유로 지난 2번 모두 7일 간격으로 등판했고 다음 등판도 7일만으로 조정했다. 결국 베노와는 5월 첫 등판이 토요일인 1일이었던 것을 빼면 8, 15, 22일에 이어 오는 29일까지 금요일에만 4번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금요일의 사나이’가 되고 말았다.
박찬호도 12, 19일에 이어 오는 26일까지 3연속 수요일에 나서는 것은 베노와와 사정이 비슷하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전혀 다르다. 레인저스는 박찬호의 등판 순서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그가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매치업’을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풀이하면 가능한 약팀을 상대로 내보내겠다는 것. 팀내 최고연봉선수인 박찬호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 완전히 재기하지 못한 상황에선 감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26일 상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현재 25승18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조 공동선두를 달리는 강호. 성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해야 하는 박찬호로선 승리는 물론 꼭 좋은 내용을 보여야 하는 `빅초이’ 최희섭과 현역 최고의 좌완투수 랜디 존슨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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