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림 장로교회 목영수 목사
몇 일전 7월23일, 22대 새크라멘토 한인회장 이. 취임식에 참석했었다. 너무 커다란 소리에 귀를 살짝 막아야 할 만큼 팡파레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면서 신임회장이 등단했고, 곧 이어서 시작된 신임회장의 취임사를 들으면서 나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그는 “험담보다는 덕담을 나누자!” 그리고 ‘만남과 관계’에 대한 화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도자다운 말이다.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서 비난. 비하, 판단, 모욕, 멸시, 빈정댐, 이런 모든 험담은 관계와 화합에 있어서 핵무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는 험담을 퍼트리는 것이 잘못임을 알아야 하고, 공동체의 화합(연합)을 위해서 험담을 귀담아들어서도 안 된다. “험담에 귀 기울이는 것은 훔친 물건을 받는 것과 같다고”(릭 웨렌-Rick Warren)했다.
우리는 누군가 다른 사람을 험담하려 할 때 용기를 내어서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람과 직접 이야기해보셨나요?”
그리고 나에게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은 다른 곳에서 나에게 대해서도 험담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혜의 왕이었던 솔로몬은 이렇게 말한다. “나무가 다하면 불이 꺼지고 말장난 이가 없어지면 다툼이 쉬느니라”(잠26:20)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구성원들은 각기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특별하고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누군가 말했다. 공동체 안에는 항상 나와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갈등으로 인한 상처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지도자는 품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험담이 덕담이 되고, 갈등이 성장이 되고, 상처가 성숙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신임회장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를 따르는 사람 손을 잡아주고 품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는 공동체의 갈등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이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 평가는 지금 받는 것이 아니라 훗날 공동체가 한다. 영광은 훗날 있을 것이고 지금은 ‘바람이 불면 나무의 뿌리가 더 튼튼해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공동체를 향해 부는 바람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인회장직은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헌신하는 자리다. “오래 엎드린 새가 높이 난다”고 했다. 지도자의 승리는 오래 엎드린 겸손에 있다고 생각한다.
겸손 없는 헌신은 헌신이 아니라 망신이다.
우리 모두는 신임회장이 등단하면서 힘차게 울렸던 축하 팡파레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2년 후 이임할 때 승리의 팡파레 소리로 들려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취임 때 모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임 때의 모습일 것이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많이 멀리 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날 ‘당신은 올바른 방향으로 달렸는가?’하는 질문에 덕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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