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이 LA로 전격 트레이드 됐다. 올 시즌 홈런 15방을 날리며 메이저리그의 주목할만한 방망이로 떠오른 최희섭은 작년 시카로 컵즈에서 플로리다로 트레이드 된지 채 1년도 못 되어 다저스라고 하는 새로운 팀에서 둥지를 틀게됐다. LA의 경우 한인 팬들이 많아 최희섭으로서는 심심치 않게 됐다. 다저스 구단도 한인 팬들이 심심치 않게 몰려들어 주머니 사정도 두둑하게한몫 챙기게 됐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가 다저스로 보나 최희섭으로 보나 ‘꿩먹고 알먹고’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우선 다저스는 최희섭을 데려오기 위해 폴 로두카라고 하고 간판급 선수를 플로리다로 보냈다. 최희섭 영입이 구단측의 주머니 사정 때문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포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가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희섭은 힘은 있으나 아직 변화구에 능치 못한 애송이에 불과하다. 반면 폴 로두카는 올스타로 뽑힌 바 있는 3할대 타율의 리그 정상급 포수이다. 홈 플레이트 뒤에서 투수들의 공을 리드하는 능력도 팀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다저스가 로두카 없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
최희섭의 경우도 다저스행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득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우선 희섭은 한인들이 득실대는 LA 타운에서 스타대접을 받을 것만은 확실하다. 과거 박찬호를 모델로 선수생활을 해왔던 최희섭으로서는 꿈이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보다 큰 자극제가 될 수 있고 또 어려운 이국 땅에서 선수생활을 하기 용이해진 것은 플러스다. 그러나 편한 환경에 비해, 주위의 지나친 관심이 걱정이다. 최희섭이 이미 무르익은 선수라면 크게 염려될 건 없다. 그러나 팬, 언론과의 불필요한 간섭과 마찰이 선수생활에 얼마나 많은 지장을 주고 있는지는 슬러거 배리 본즈가 팬, 언론과의 단절과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의 마츠이(양키즈)의 경우 일본보다 미국이 좋은 점을 팬들 등살에서 벗어나 조용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될 수 있으면 남들의 주목을 받고 관심과 자극 속에 선수생활을 지속하려는 한국 선수들과는 어딘가 다르다. 이승엽이 메이저(미국)행을 포기한 것도 배고픈 마이너리그를 거쳐야 한 다는 고루한 생각 때문이었다. 최희섭은 어쩌면 정신적 마이너리그라고도 할 수 있는 플로리다 변방에서 조용히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어로 성장하기도 전에 스타덤 아닌 스타덤에 서게 된 것은 지나친 변화였다. 편한 환경, 불필요한 간섭이 희섭을 채 익기도 전에 떨어지게 할까 두렵다.
지난 5월 SBC 구장에 찾아온 최희섭은 매운 겸손하고 성실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능력, 메이저리그의 흐름도 정확하게 읽고 있었다. 알아서 잘해 나가겠지만 희섭의 LA행이 너무 빠른 변화라는 느낌은 떨쳐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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