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틴에이저가 되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틴에이저 되기 전 아이들의 삶이란 부모의 세세한 경영에 달려 있어서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두어야 했다. 그런데 틴에이저가 되면서 그러한 세부경영(micromanage-ment)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되니 부모들은 좌절감을 느끼며 어떻게 해야할 바를 몰라 자포자기 심정이 된다.
이것은 자녀들이 다 커서 부모의 경영이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이에 맞는 새로운 경영방식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문제를 방지하고 학과공부를 잘하는가는 아직도 많은 부분 부모에게 달려있다.
틴 자녀를 위한 새로운 경영방식은 세부경영에서 거시경영방식(Macromanagement)으로 바꾸는 것이다. 거시경영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아이들이 어른처럼 덩치가 커졌다고 안아주고, 등을 두들기고, 빰을 비비고 하는 신체적 사랑의 표현과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것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사랑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모에게 받는 사랑의 양이 채워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다른데서 잘못된 방법으로라도 채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거시경영은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한계설정을 하는 것은 세세한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발목에 끈을 매는 것이 아니라 넓은 울타리를 쳐주는 것과 같다. 틴들은 아직도 뇌의 구조적 발달에 있어서 생각과 행동을 조직적으로 하는 일에 미흡하여 감정과 행동이 충동적이다. 따라서 부모는 기본적인 할 일과 하지 못할 일의 테두리를 설정해줄 필요가 있다.
예로, 하루에 컴퓨터와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과 집안 일을 거들어 쓰레기통을 꺼내놓는 일,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 마약에 대한 대화 등인데 한계설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규칙과 결정을 명료하고 합당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대화로 이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사고 능력이 자라면서 더 이상 ‘부모가 말했기 때문에’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틴들은 부모들이 어린아이 때 하던 방식으로 자신들의 일에 일일이 참견하는 것에 반발감을 보이며 독립하고 싶어하는 열망을 보이는데, 자칫 부모들은 이것을 반항하고 불손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들이 독립적이길 원하는 것은 건강한 현상으로 오히려 축하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하기를 배울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해보고 실수도 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마련해주고, 모든 행동을 세세하게 참견하고 싶어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에 대한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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