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 언론.문화 예술관계자. 한인 인사 초청 패션쇼.리셉션
어머니에게 매를 맞으며 저고리 동정을 달던 중학생 소녀가 세계무대에 우리의 한복을 널리는 알리는 패션디자이너로 우뚝 섰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맨하탄 한복판에 한국문화 박물관을 설립한 디자이너 이영희씨는 어릴 적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 없이 그저 한복이 좋아 평생을 한복 연구에 매달렸다.
모친의 가르침 덕도 있지만 옷감을 요리 저리 만져보고 한복을 어떻게 패션화시킬 지 골몰하며 한 우물만 판 덕분에 한복 디자이너로서 패션의 고장인 파리에 진출, 기모노라 칭해지던 ‘한복’을 고유명사화시킨 장본인이다.
이씨는 오는 24일 맨하탄 32가(2 West 32nd St.,)에 자신의 이름을 딴 ‘이영희 박물관’을 개관한다.2000년 카네기홀 패션쇼를 계기로 뉴욕에 한국의 전통의상과 장신구, 도자기, 갓 등 자신이 평생 모은 소장품을 상설 전시할 박물관 건립을 조심스럽게 추진해왔다.
2002년 사단법인 미래문화(이사장 이영희)를 설립, 2년간 준비해왔고 마침내 자신의 소장품 100 여점과 문화예술계 장인들의 기증품 등 총 1000 여점을 주제별로 돌아가며 전시할 예정이다. 개관 일에는 우선 첫 전시물 300∼400 점이 공개된다.
2,500 스퀘어 피트 면적의 3층에는 전시장이 들어서고 1,100 스퀘어 피트의 2층은 각종 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쓰여진다.이씨는 한인 2세나 3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살풀이춤, 가야금, 한국어, 음식 강좌를 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들어선 박물관은 한국 전통 문화의 우수성과 조선시대 여인들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동서문화 교류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지금까지 박물관 건립에 들어간 비용만 10억원. 이중 5억원을 사재로 마련했다.그는 렌트, 인건비 등 매달 박물관 운영비용 1만5,000달러를 어떻게 감당할 거냐는 주위의 우려도 있지만 ‘열심히 한복을 팔아, 수익금을 마련하면 될 것이고 개인 것이 아닌 후대들에게 남겨줄 박물관을 뉴욕 동포들이 도와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박물관 개관을 위해 한국문화관광부와 재외동포재단, 뉴욕한국문화원이 지원을 해주었고 앞으로 1년 회원제, 한인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힘입어 박물관을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박물관 개관 소식이 알려지며 미 주요 언론을 비롯 여기 저기서 전화가 쇄도, 요즘은 매일 전화 받느라 정신이 없다.
개관에 앞서 21일 미 언론, 문화 예술관계자, 주요 한인 인사들을 초청한 패션쇼와 리셉션을 개최한다. 이날 주요 외신 기자들에게 한복선이 살아 있는 봄/여름 컬렉션 의상 30벌을 보여주는데 이날 깜짝쇼로 2004년 춘하 파리 컬렉션 패션쇼에 출품한 30억원 짜리 백금 원단 드레스(플래티눔)를 선보인다.
한복 디자인을 살린 서양식 이브닝 드레스인 이 의상은 순백금 원사로 짠 원단을 이용했고 원단 위에 백금으로 만든 얇은 장식도 부착했다. 이씨는 한복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상을 디자인, 또 한번 세인을 놀라게 했다.
현 ‘매종드 이영희’ 대표인 이 이사장은 파리 진출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뉴욕 진출을 계기로 앞으로 한복 디자인 의상을 명품화시켜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 박물관이 자리 잡으면 3년만에 자체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0년 동안 모은 수집품을 박물관에 내놓는 그는 박물관의 모든 예술품은 내 것이 아니라 세계인의 것이다. 박물관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한국문화와 한국 여인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영희씨 주요 약력>
1977 이영희 한국의상 오픈
1981 서울신라호텔 사계절복 운학문양 발표 첫 개인 패션쇼
1983 백악관 초청 미독립기념 축하 패션쇼
1984 LA 올림픽 개·폐막 기념 패션쇼(88 서울 올림픽 홍보)
1986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 패션쇼(프랑스 파리 힐튼호텔)
1988 서울 올림픽 기념 세계 161 개국 국기 문양 한복 의상 발표/뉴욕 프라자호텔 서울 올림픽 전야제 패션쇼
1991 한·소 수교 기여 문화부 장관 표창장 수상/모스크바 한·소 수교 기념 패션쇼
1993 파리 프레타 포르테 한국 최초 참가/ 파리 퐁피두센터 한국영화제 오픈 기념 패션쇼/ 황금바늘상 특별상 수상/ 한복 디자이너 선정 한국인상
1994 한국최초 파리 부띠끄 오픈/ 패션 디자인 부문 한국섬유 대상 수상
1996 일본 니가다 문화제 ‘아시아 최고 디자이너’ 선정/ 파리 룩상부르그궁 오랑제리에 한복 ‘바람의 옷’ 전시
1999 제1회 산업디자인 진흥대회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대통령상)/엘(Elle)지 주최 패션 디자인상 수상
2000 뉴욕카네기홀 패션쇼
2001 평양초청 ‘이영희 민족의상전’
2002 일본 오이따 전시회
2003 하와이 이민 100주년 기념 및 사단법인 미래문화 뉴욕박물관 건립 모금 행사/하와이 d이민 100주년 기념 및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 초청 기념 패션쇼
현재 매종드 이영희 대표/미래문화 대표/동덕여자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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