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고유가 약달러
유가 - 배럴당 56달러 갔다 40달러대로 ‘주춤’
환율 - 한국 제품 수입가 올라 한인 부담 늘어
<자료:연방 에너지부>

LA 외곽에서 LA 시내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S씨(40). 지난해에는 1996년형 인피니티 G20에 15갤런을 넣으면 24달러면 충분했는데 이젠 8달러 더 지갑에서 꺼내야 한다. 개솔린 값이 한창이던 10월보다 4달러 더 적게 내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올해 가계에 가장 주름이 접히게 한 것은 유가였다. 올 초 배럴당 27달러(뉴욕상품거래소 선물가 기준)이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10월 중순 55.67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 두 배 넘게 뛰었다. 1998년 10달러이던 것과 비교하면 단순 셈법으로 5배가 넘게 뛰었다.
캘리포니아 소비자 가격만 보면 지난해 1월 1.577달러(연방 에너지부 집계)이던 평균이 올 10월8일엔 2.402달러를 기록했다. 인상률 52%로 남가주 물가 인상률 5%와 비교하면 ‘살인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고유가에 내성을 갖추고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며 유가 상승은 멈췄다. ‘기름 먹는 하마’인 미국과 중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기 진정 노력을 기울이며 현재 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전후해 오르내리고 있다.
고유가는 신풍속도도 낳았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교외로 나갔던 미국인들이 기름 값을 아끼려고 출퇴근에 유리한 도심으로 돌아와 도시 주택가가 올랐다. 또 연비가 높은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판매가 급증했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집을 개조하는 사람이 늘면서 단열재 판매상들이 특수를 누렸다. 대중교통수단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고 에너지 절감형 상품들이 큰 인기를 모았다.
한편 7년간 이어지던 1,100원대 환율이 11월에 무너지며 한국과 거래가 많은 남가주 한인 사회도 약 달러화 영향권에 들었다. 한국서 들여오는 물건 원가가 뛰어 장바구니 물가도 함께 올랐다.
지난달 15일 1달러는 1,092원을 기록, 1997년 11월24일 1,085원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은 1,000원대에 접어들었다. 이후 11월말까지 원화 대비 달러가치는 1,030원대까지 계속 떨어졌고 현재는 1,060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원화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2002년 하반기까지 유로화 가치를 웃돌던 달러화는 올해 말 유로당 1.3달러를 넘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엔화 환율도 100엔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재정과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약 달러를 용인하는 게 달러화 가치 하락 이유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 기금과 세계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5%보다 낮은 4%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 일본, 한국 등이 수출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달러 약세로 해외 민간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빨리 팔면 국제 금리는 급등하고 세계 경제는 위축될 수도 있다.
급격한 달러화 약세는 금리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달러 가치가 더욱 떨어진다면 수입 물가는 상승하고 만다. 금리 상승이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미 경제는 나빠지게 되고 이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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