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니며 공부하고 시험 보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 한국인들은 세계의 몇 안되는 우수민족에 속한다. 이에 관해서는 어려서 부터 끊임없이 훈련받아 잘 짜여진 틀속에서 익숙하기 때문에 공부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다. 필자의 지인중에는 시험봐서 대통령을 뽑는 것이라면 그 것도 자신이 있다는 분도 있을 정도이다.
공부해서 시험 잘 보는 능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누구나 공부를 잘해야 하며, 누구나 상위 몇 퍼센트에 들어야 하며, 누구나 일류대학에 진학해야 하며, 누구나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유망직종에 관심을 가져야 만 마음이 놓이는 분위기가 문제이다. 우리는 사는 동네나 타는 자동차까지도 획일적인 꿈을 가지고 있으며, 더욱이 진땀나게 하는 부분은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꿈과 이상까지도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미국사람이 우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너는 너, 나는 나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너와 나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나의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을 가지면, 남이 뭐라하는 데는 관심이 적고, 내가 무얼 할 것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위한 노력에 있어서도 좀 더 전향적이고 모험적이게 된다. 이에 비해 우리들은 남이 뭐라고 할까에 관심이 큰 편이며, 부모와 친지와 사회가 나로부터 무엇을 원하는 가에 따라, 나의 기호와 희망도 겸손히 희생할 수 있는 성향이 강하여, 결과적으로 개인의 발전도 주변의 인정 하에서 이루려고 하는 것이 상례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모는 자녀가 잘하는 것을 키워주는 일에 주저하게 되고, 자녀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연습을 할 기회들을 지속적으로 잃기가 쉽다.
미국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과 같은 지역에서 살며 같은 학교를 다니지만,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우리 아이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이 아이를 기를 때는 너는 남들과 어떻게 다르냐를 강조하며, 내가 남과 다른 점이 없다면 그 건 뭐가 잘못 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면 그 건 뭐가 잘 못 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러다 보니 특별활동도 남들이 하는 것을 시켜야 하며, 학과목도 남들과 같아야 마음이 놓인다. 미국 아이들은 점점 개성있는 아이들로 자라며, 우리 아이들은 점점 남과 비슷한 아이들로 자란다.
정원에서 나무를 기르다 보면 어떤 가지가 쓸데없이 삐져나올 때가 있다. 보기좋은 나무로 만들려면 이런 가지는 잘라내야 하는데 정원사는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지속적으로 하면 잘 가꾼 덤불을 만들 수 있다. 삐쭉이 나오려 할 때마다 가지를 계속 잘라내다 보면, 오래지 않아 그런 가지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이 곳 저곳 골고루 영양이 퍼져 둥그렇게 이쁜 덤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남과 비슷하기를 장려하는 분위기는 이와 같이 원만한 사람을 만드는데 적격이다.
그에 반해 삐죽 나온 가지를 계속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전지를 하는 정원사는 잘 자라는 가지를 남기고 작은 가지들을 쳐내며 모양을 잡아간다. 멋진 나무가 되기까지는 시간과 정성이 걸리지만, 각 나무가 타고 난 장점들을 키우며 다른 나무들과는 다른 멋진 정원수를 키워낼 수 있다. 멋진 정원수는 꼭 둥그럴 필요도 없으며, 좀 기형적으로 자라더라도 실한 나무가 된다. 좋은 점을 키우고 살리는 점에서 포도나무 모양 만들기도 이와 비슷한데, 튼튼한 본가지들을 남기고 길러 생산성 있는 나무로 만들다 보면 기형적인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남과 다른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에서는 학생의 타고 난 장점이 상상을 불허할 만큼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데 이는 잘하는 것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끊임없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미국에서는 모가 난 사람이 인정받는다. 그러려면 잘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밀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공부는 기본일 뿐이다.
(818)341-6088
양민
<닥터양교육센터 대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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