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한인 피살사건 10건중 6건 ‘오리무중’
김학봉씨 엽기 살인사건등 한인 대상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상당수가 미제사건으로 남아, 경찰에 대한 불신과 함께 한인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발생한 워싱턴 지역 한인 피살사건은 모두 10여건. 이중 2003년 10월 메릴랜드 제섭의 김광준씨, 2004년 12월 버지니아 포트 벨보어의 권순구씨, 올해 6월 리치몬드의 도종언씨, 7월 리치몬드 남쪽 체스터의 김진숙씨 강도 살해사건은 범인이 모두 잡힌 케이스.
그러나 미궁에 빠진 한인 피살 사건만 해도 박호영씨(43)건 등 6건이나 된다.
박씨는 2001년 7월21일 새벽 훼어팩스 카운티의 클립턴 소재 자택 앞에서 온 몸을 흉기로 난타당한 채 발견됐다 숨졌다.
경찰은 범행수법이 끔찍한데다 사건발생 지역이 우범지대와는 거리가 먼 주택가인 만큼 우발적인 사건보다는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에 수사 초점을 맞춰왔다.
한인회를 비롯한 단체들에서도 대책위원회를 구성, 현상금을 모금하는 등 지원했으나 아직 수사는 답보상태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들을 확보했으나 막상 결정적 물증이 없어 체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지니아 센터빌의 이혜진 양 사건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 양은 2001년 9월6일 자신의 타운 홈에서 흉기로 수차례 찔린채 발견된 후 사망했다.
경찰은 이남규씨(당시 39세, 훼어팩스 거주)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배했으나 도주한 이씨의 검거에는 실패했다.
신원불명의 범인에 의해 총격을 받고 숨진 신요섭씨(25세, 실버스프링 거주)건도 수사가 제자리 걸음이다.
신씨는 2002년 2월28일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은 강도에 의한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사건발생 3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수사를 중단한 상태.
두달 후인 4월15일에는 리치몬드의 패밀리 밸류 푸드 마켓에서 낸시 조씨(42)가 가게에 침입한 2인조 복면강도가 쏜 총에 맞아 희생됐다.
용의자중 1명은 다른 사건에 연루돼 숨지고 1명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아직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듬해 8월14일에는 리치몬드에서 또다른 희생자가 나왔다.
홍성진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OK 시푸드에서 흑인 강도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사건 발생 2년이 지났지만 경찰은 아직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어 10월14일에는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수퍼 클리너 주인인 김정호씨가 2인조 흑인강도에 의해 살해됐다.
경찰은 뚜렷한 물증이나 수사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들어서도 2월 폴스처치의 한 아파트에서 김진호씨(27, 여)가 목이 졸린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거남인 멕시코계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적중이나 아직 별 소득이 없다.
앞서 1991년에는 나연수 북버지니아한인회장(55)이 애난데일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흉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으나 수사는 여전히 미궁을 헤매고 있다.
이들 한인 피살사건에 대해 각 지역 경찰은 “미제사건은 없으며 여전히 수사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결정적인 제보만 기대하고 있을 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한인사회에서는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경찰의 무능을 탓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영근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22일 훼어팩스 경찰과의 만남에서 “유독 한인 피살사건만 미해결된 사례가 많다”며 경찰의 조속한 범인 검거를 촉구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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