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위스키·진·사케… 알콜은 다 좋다
하루 남자 2잔, 여자 1잔… ‘좋은 콜레스테롤’ 생성
혈액응고 방지·염증 개선·인슐린 분비 기능 강화
임신부·중독경력자·간질환자 등은 ‘조금 마셔도 No’
과음 땐 간·두뇌 손상·암 위험 높여… 교통사고도
종교적으로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종종 부정적으로 인식되지만 건강에 좋은 것을 찾아내는 기쁨은 남다르다. 섹스가 그렇고, 초컬릿이나 적포도주가 그렇다. 맥주, 위스키, 네덜란드 산 진, 식욕증진을 위해 식전에 마시는 아페리티프 등도 이 범주에 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적포도주가 심장질환 예방에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포도주 소비도 늘었다. “포도주 없는 식사는 햇빛 없는 하루와 같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포도주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던 심장질환 예방효과는 모든 술로 번졌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적포도주뿐 아니라, 일본의 사케, 독일 맥주 등도 심장에 좋다는 것이다. 범부의 주장이 아니라 하버드대 공중보건학과장 월터 윌릿 박사의 말이라고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에타놀이 건강한 심장에 기여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적포도주의 효능도 에탄올 때문이란 것이다. 간단히 말해 알콜이 심장병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콜이 심장에 좋다고 해서 과음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게 의사들의 경고다.
하루에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평소에 참았다가 토요일에 한꺼번에 몰아서 마시는 술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1주일 동안 마신 알콜 양은 같지만 한 번에 과다한 알콜 섭취는 결코 심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조언이다.
알콜의 유익함은 동맥의 플라크(plaque)를 제거하는, 소위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여준다. 에타놀이 몸에 들어가면 간에게 ‘아포A1’이라고 불리는 물질을 보다 많이 생성하라고 지시한다. 이 물질은 바로 HDL의 주요 단백질이다. 효과는 인상적이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 HDL을 10~30% 가량 높일 수 있다. 하버드대 유행병학 교수인 에릭 림은 “이처럼 단기간에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HDL을 많이 생성하는 것은 어떤 식이요법으로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긍정적 효과가 또 있다. HDL은 피가 굳어지는 것을 막는다. 피가 콸콸 흐르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야기할 수 있다. 또 염증을 약화시켜 주기도 한다. 인슐린 분비작용도 돕는다. 술을 적당히 마실 경우 타입2 당뇨가 줄어드는 것도 그 까닭이다.
그러나 술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알맞게 마시면 몸에 좋으나 도를 지나치면 혈압을 높인다. 하루에 5잔 이상을 마시면 심장기능을 불규칙적으로 만든다. 피가 일정량 규칙적으로 순환하지 않고 덩어리 형태로 혈관에 남아 있게 된다.
그리고 수년간 지속적으로 과음하면 심장기능이 저하돼 피를 충분히 뿜어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을 약화시킨다. 이 때 술은 근육에는 독이나 다름없다. 직접적인 해를 끼친다. 이 뿐 아니라 과음은 간에 손상을 가하고 두뇌 세포를 파괴한다. 음주운전이 사고를 유발한다는 것은 추가설명이 필요 없다.
암과 술의 연관성도 주의를 요한다. 156건의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알콜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구강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식도, 후두, 간, 결장암 확률도 높인다.
적당하게 마시더라도 알콜은 유방암 발병 확률을 조금이나마 올린다. 알콜이 유전자(DNA)를 직접 훼손하지는 않지만 알콜은 세포가 다른 악성 종양에 취약하도록 만든다. 미시시피 대학의 위안-웨이 구 박사에 따르면 만일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겼을 때 알콜이 들어가면 이 세포는 종양으로 변한다. 올해 초 닭의 태아에 알콜을 소량 반복적으로 주입했더니 새로운 혈관이 생겨 종양이 자라도록 양분과 산소를 공급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과연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은가?” 하는 물음이 나온다. 임신부, 간질환자, 알콜중독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명백하게 “No”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에게는 하루 한두 잔의 음주는 심장질환 예방에 긍정적이다. 포도주든, 맥주든, 아니면 독한 술이든 적당히 마시면 심장이 고마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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