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홀 25야드 플랍샷 그대로 ‘쏘옥~’
삼성월드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상보
전날 수많은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가진 프로데뷔전에서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던 미셸 위는 이날 훨씬 여유를 찾은 듯 했고 바로 이 때문인지 플레이도 술술 잘 풀려나갔다. 첫 홀에서 완벽한 티샷에 이어 아이언샷을 핀 4피트 지점에 붙이며 오프닝홀 버디를 낚은 미셸 위는 이후 3, 5, 7번홀에서 계속 징검다리식 버디를 건져올리며 리더보드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특히 파5 7번홀에서는 3번우드로 친 세컨샷을 미스해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할 수밖에 없게 되며 1벌타를 먹는 확실한 보기상황을 맞았으나 벙커를 앞에 놓고 친 25야드 플랍샷이 그대로 홀컵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행운의 버디를 주어 올려 더욱 상승세가 탄력을 받게 됐다. 경기 후 미셸 위는 “그 버디는 정말 서프라이즈였다. 좋은 서프라이즈였다”고 말해 행운을 인정했다.
7번홀 행운에 사기가 더욱 올라간 미셸 위는 다음 8번홀(파3·162야드)에서 홀컵 바로 옆에 붙는 완벽한 티샷으로 2연속 버디를 낚으며 전반에만 5타를 줄이고 반환점을 돌았다. 이어 11번홀에서 4피트 버디펏을 집어넣은 미셸 위는 파5 12번홀(508야드)에서 드라이버와 5번우드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한 뒤 투퍼팅 버디를 보태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승승장구 상승세를 이어갔다.
14번홀의 ‘꿀벌사건’은 미셸 위가 골프실력과 외모뿐 아니라 ‘머리’를
갖춘 두뇌플레이어임을 입증한 것이었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젠가 TV 골프중계에서 보았던 상황이 떠올린 것. 어떤 선수가 친 볼이 수풀이 빠졌는데 볼 주변에 불개미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본 선수가 프리드롭을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을 기억한 미셸 위는 자신이 ‘벌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 심판관에게 프리드롭을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심판관 짐 헤일리는 처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벌에 물린 적이 있는데 발 전체가 부어올랐다”며 호소하는 16세 소녀의 호소에 두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경기후 ‘미셸이 골프의 희귀한 룰에 대해 공부했다”고 밝혀 이날의 대응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준비의 뒷받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잘한다 내 딸”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와 어머니 서현경씨가 딸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최대 고비이자 터닝 포인트는 파4 14번홀이었다. 미셸 위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용선화(Gold Lantana) 덤불 밑에 빠졌고 ‘언플레이어블’을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 순간 미셸 위의 침착한 기지가 진가를 발휘했다. 꽃 주변에 수십마리의 꿀벌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경기위원을 불러 벌타없는 릴리프를 요청한 것. 자신이 벌에 쏘이면 ‘벌 알러지’가 있다는 것이 요지였고 이를 LPGA 룰감독관이 받아들여 무벌타 드롭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소한 보기상황을 파로 바꿔놓은 큰 행운이었다. 이후 미셸 위는 18번홀에서 15피트 버디펏이 홀컵을 한바퀴 돌고 바로 옆에 멈춰서는 불운속에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했으나 선두에 2타차로 육박, 데뷔전 우승을 노려볼 만한 발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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