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규 통일연구원장, 시카고외교협회 세미나
“한국은 미국 정부만은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는 나라라고 여긴다.”
지난 8일 시카고지역 외교관계 전문가들과 자리를 함께 한 박영규 통일연구원장이 전한 메시지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다운타운 시카고외교협회(CCFR)에서 열린 세미나는 시카고지역 외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관계의 최근 진전상황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박 원장은 통일연구원(KINU)의 활동을 소개하고, 한국정부가 인식하는 국제ㆍ남북관계, 통일정책 등을 설명했다. LA를 시작해 미주 순회 두번째로 시카고를 찾은 그는 뉴욕, 워싱턴을 거쳐 한국을 돌아가게 된다. 4개 도시 중 미국내 외교 관계자와 특별 모임을 갖는 곳은 시카고가 유일하다. CCFR 초청장을 지참한 인사만 참석이 가능한 이 자리에는 CCFR 회장 마셜 M. 버튼씨를 비롯해 김욱 총영사, 시카고대 시어도어 퍼스 동아시안학 부학장, 최진욱 드폴대 교수, 박규영 노수이수턴주립대 교수 등 2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지난 74년 뉴욕 버팔로 SUNY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76년 UC 버클리대에서 MBA를, 83년 SUNY에서 정치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원장은 한국내 국제관계 이론을 포함해 국가보안 정책, 군사전략, 남북관계 및 통일 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박 원장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진행된 약 1시간 가량의 질의응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질문(Q): 박원장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입장에 대해 설명하며 ‘통일’을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통일이 목표지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인가?
답변(A): 한국 정부는 때이른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무시못할 통일비용 때문이다. 짧은 시기 내 비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통일을 이루자는 것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 반면 북핵문제는 빠른 시기내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Q: 동북아 정세를 볼 때 중국도 일본도 한국의 통일을 원치 않는다. 미국 역시 동북아의 힘의 균형이 바뀔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한국의 통일은 원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맞는가?
A: 아니다. 한국은 미국 정부만은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는 나라라고 여긴다. 한미관계가 이질화된다는 염려가 크지만 이론적으로 우리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Q: 한국 정부가 너무 좌파성향을 띄는 것이 아니냐는 한인 동포들의 우려소리가 크다. 북한은 더이상 한국 정부의 주적이 아닌가?
A: 아니다. 한국에서는 더이상 ‘주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은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 중 하나라고 답하겠다. 한국 정치가 극단적으로 보이는 것은 단지 극단적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Q: 경제 교류를 통해 한국 정부가 북한으로부터 얻어내려는 것은 무엇인가?
A: 북한에 일단 시장이 열리게 되면 북한은 점차적으로 변하게 되며, 이미 변화의 물결은 분명해지고 있다. 1~2년내 갑작스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미 북한은 다시 돌아가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 있다고 본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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