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추첨
1천여명 밤샘 극성
붉은악마들 월드컵 열기 점화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회원 등 축구팬 1천여명이 한국시간으로 9일 밤 10시부터 2006 독일월드컵 조추첨식이 열린 10일 오전 6시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무려 8시간에 걸친 밤샘응원을 펼치며 대표팀의 행운을 기원했다.
붉은악마와 KTF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참가자 등 일반 축구팬들도 대거 몰려나와 붉은악마 응원단의 응원시범과 가수 싸이, 김장훈, 크라잉넛 등의 공연을 관람한 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조추첨식을 지켜보며 다 함께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수 붉은악마 대의원 의장은 “4년 주기로 찾아오는 월드컵의 서막이 바로 오늘이라 축구의 붐업과 새로운 슬로건의 확산을 위해 오늘 행사를 마련했다. 몸은 현장에 가지 못하지만 전 국민이 마음으로 태극전사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팬들은 한국이 프랑스, 토고, 스위스와 함께 G조에 편성되자 대다수가 “괜찮은 조”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정연 붉은악마 행정간사는 “다들 좋은 조라고 이야기한다. 쉬운 조는 없지만 그나마 나은 조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구팬 황태혁(28·회사원)씨도 “홈팀 독일과 네덜란드만 피하면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을 피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면 괜찮아”
아드보카트 감독 조추첨 결과 만족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9일 한국의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가 프랑스, 스위스, 토고로 결정되자 “이 정도면 괜찮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라이프치히 노이에 메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조 추첨식 직후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조 추첨식이었다. 결과가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조 1위를 차지하고 결국 한국과 스위스가 2위를 다툴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한 그는 “세 팀 중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프랑스다. 하지만 프랑스와 스위스에 대해서는 정보가 충분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도 잘 안다”고 말해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토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팀이다. 하지만 앞으로 6개월여의 시간이 있으니 잘 수집해서 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상의 조편성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다들 편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결코 만만한 조가 아니다”라고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으나 결과적으론 스위스와 조 2위를 다투게 될 것이라는데 타 전문가들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앞서 3그룹 추첨 후 있은 특별추첨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가 속한 C조에 뽑히며 ‘죽음의 조’가 완성되자 턱 언저리를 매만지며 묘한 웃음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마치 ‘죽음의 조를 피해 다행’이라는 듯했다.
4년전 감격 재현, 응원전 준비
조추첨 LA한인들 표정
2006 독일월드컵 조추첨이 열린 9일. LA 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서 조추첨 행사를 지켜보던 한인들은 세 번 환호성을 질렀다.
개최국 독일이 버티고 있는 A조를 피했을 때, 앙숙 일본이 브라질·호주가 속해있는 F조에 포함됐을 때, 그리고 곧이어 대한민국이 G조에 편성됐을 때 가장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도 KBS LA를 통해 방송되는 TV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켰던 한인들은 한국이 프랑스, 스위스, 토고 등 비교적 수월한 상대들과 함께 G조에 속한 데 크게 만족해했다.
회사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하던 앤젤 파이낸셜 그룹 제이 홍씨는 “잘 됐다. 16강은 가겠다. 8강도 무난하다”며 “우리가 조금 더 응원하면 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나성영락교회 손기호 목사도 “2002년에는 한국에서 단체응원을 했는데,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단체응원이 있으면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초여름 LA에서 붉은악마 열풍을 주도했던 레드스타 축구클럽(회장 랜디 조)도 4년 전의 영광을 재현할 준비를 끝냈다.
독일월드컵 현지응원단 파견을 위해 한국축구협회에 협조를 요청해 뒀고, 내년 2월 한국 대표팀 원정 때는 한국 붉은악마 응원단과 공동으로 응원단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랜디 조 회장은 “독일월드컵 기간에 단체응원을 펼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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