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이 조 추첨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더 나쁠수도 있었는데 이정도면…”
한국, 프랑스·스위스·토고와 G조
첫 상대 토고전이 16강 분수령
스위스도 예전보다 전력 약해져
월드컵 본선까지 올라온 팀들을 나누는 조 추첨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조란 나올 수가 없다. 어느 조에 속해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 이란이 포함된 D조(멕시코·앙골라·포르투갈)가 가장 쉬운 조로 평가되고 있지만 막상 소속팀을 하나씩 뜯어놓고 보면 하나같이 만만한 팀들이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 스위스, 토고등과 함께 G조에 포함된 이번 월드컵 추첨결과는 한국에게 결코 나쁘지 않다. 결과를 바꾸어 만약 한국이 미국대신 이탈리아, 체코, 가나가 포함된 E조에 뽑히거나 트리니다드 토바고 대신 잉글랜드, 파라과이, 스웨덴이 포진한 B조에 들어갔더라면 지금쯤 땅이 꺼져라 한숨만 내쉬고 있을 것이다. 또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대신 아르헨티나-네덜란드-코트디부아르가 포진한 C조에 포함됐더라면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할 뻔했을 뻔했다. 결국 ‘행운의 조’란 쉬운 조에 뽑혔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우 어려운 조를 피했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감독이 추첨 후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드컵 본선에선 ‘확실한 1승 재물’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 한 조에 묶인 프랑스와 스위스, 토고를 살펴보면 확실한 1위 후보 프랑스를 상대로도 ‘해볼 만’하고 토고에게 일격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조 첫 경기를 갖는 토고에게 만에 하나 고배를 마실 경우 행운으로 여겨졌던 스케줄이 악몽으로 돌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모든 것을 감안할 때 한국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순 없어도 충분히 16강의 희망을 가져볼 만한 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역대 월드컵에서 매번 강호들과의 대결을 피하지 못했던 한국으로선 이번 조 편성이 개최국으로 탑시드를 받고도 폴란드, 포르투갈, 미국과 같은 조가 됐던 2002 한일월드컵 때보다 오히려 수월하다는 평가도 있다.
일단 스위스는 오랜만에 본선무대에 올라온 데다 유럽팀 중 비교적 전력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 팀이다. 토고는 전력이 베일에 가려진 미스테리팀이지만 이번이 월드컵 본선 첫 출전이라 경험 면에서 한국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고-프랑스-스위스 순으로 맞붙는 대진 순서도 괜찮은 편이지만 무엇보다 토고와의 1차전이 16강 진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현 FIFA랭킹 5위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팀이지만 이후 하향세를 거듭해왔고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힘겹게 본선에 올라왔다. 2002 한일월드컵 직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3-2로 승리했지만 이 경기에서 ‘아트사커 사령관’인 지네딘 지단이 부상을 당해 정작 메인게임인 월드컵 예선 첫 2경기에 못나오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는 프랑스이기에 한국에 대한 기억이 좋을 리 없다.
한편 토고는 현 FIFA 랭킹 56위로 국제무대 경험이 적어 전력이 미스테리지만 일단은 코드디부아르, 가나 등 타 아프리카팀에 비해서는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과는 대결한 적이 없는데 일단 첫 경기에서 토고를 잡을 경우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FIFA랭킹 36위인 스위스는 월드컵 본선에 8번째 출전으로 한국과는 A매치를 한 적이 없으며 다만 지난 6월 세계청소년대회(네덜란드)에서 박주영이 이끄는 청소년팀이 1-2로 패한 바 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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