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은 생활경제를 배우는 중요한 기회이다. 방심하다간 빚에 짓눌리는 쓰라린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달라스에서 소비자 크레딧 상담회사를 운영하는 칼 샌드버거와 대학생 딸 레베카가 한 가구점의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알뜰 살림 배우는 ‘기숙사 경제학’
대학 신입생들은 SAT 시험엔 그런 대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작 실제 생활경제에 대한 수학실력은 형편없다. 대학 신입생의 약 79%가 돈의 씀씀이와 실물경제에 대한 대화를 부모와 단 한 번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는 자녀들의 대학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데 반해 학생들은 비현실적으로 펑펑 쓰는 경우도 심심지 않다. 대학시절 흥청망청 돈을 쓰다간 평생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 심하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개인파산을 할 수도 있다.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대학생의 ‘알뜰 경제’를 소개했다.
신입생 79% 돈 씀씀이에 대해 부모와 대화 경험 없어
흥청대다간 학업포기, 개인파산, 취업 때도 불이익 당해
자녀 학교의 선배나 그 부모와 상의하면 알짜 정보 얻어
신입생 25% 크레딧 카드 소지, 재학 중 대다수 지갑 속에
빚의 후유증 강조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스스로 충당하도록
소위말하는 ‘기숙사 경제학 101’에 소홀히 대처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예상해 미리 적절한 예산을 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것도 약간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랩탑, 셀폰, 그리고 100달러짜리 교과서가 없던 시절에 대학을 다닌 부모들은 이러한 비용을 간과한다.
대학측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가능한 비용을 적게 잡는다. 연간 교과서와 부대비용이 약 1,200달러 정도라고 잡는다. 그러나 실제 교과서만 900달러가 든다.
1980년대 중반보다 3배가 많이 든다. 게다가 학교의 위치나 식비, 도는 차량유지비 등도 별도로 감안해야 한다. 학업과 관계없는 일에 매달 140달러에서 750달러를 쓴다.
비용을 정확히 알려면 선배나 그 부모에게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차가 가장 덩치가 큰 골칫거리다. 봄방학 때 여행을 가거나 스키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비용이 꽤 든다. 이러한 일로 부모의 주머니를 가볍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학생들은 빚을 지게 된다. 고등학생에게도 크레딧 카드를 발급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대학 신입생 가운데 25% 가량이 크레딧 카드를 갖고 있다. 당시에 없었다 해도 대학생활을 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플래스틱 머니’에 익숙해지게 된다. 문제는 부모의 간섭이 어렵다는 점이다. 부모의 간섭에서 해방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이 반작용으로 카드를 마구 긁어댈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딧 카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지출계획이다. 기숙사를 사용하는 학생의 20% 이상이 방을 꾸미는데 약 1,000달러의 지출을 생각하고 있다.
한 남학생은 여학생의 눈길을 끌기 위해 공기를 넣어 만든 400달러짜리 의자를 사기도 한다. 또 여학생 가운데 거의 대다수가 지난달 고급 속옷가게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무언가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과다소비를 억제하는 방법은 학업과 관련 없는 부분에 대한 지출은 스스로 충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기 중 매주 최고 15시간까지 일하는 학생들은 일을 하지 않는 학생보다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활에 대한 계획성과 동기부여 때문인지 모른다. 신입생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매주 10시간으로 제한돼 있지만 최저임금을 받아도 매달에 200달러를 벌 수 있다. 셀폰, 피자 등은 거뜬히 해결된다. 교과서도 구입할 수 있다.
외식을 마구하지 말고 가능하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대신 DVD를 빌려보는 것도 절약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소비자 크레딧 상담회사를 운영하는 칼 샌드버거의 첫째 딸 레베카(23)는 알뜰하게 대학생활을 잘 한다. 그러나 둘째 딸 제니퍼(21)는 절약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크레딧 카드를 신청한 뒤 이것으로 친구들 파티비용을 대신 내준다. 환심을 사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빚이 쌓이고 이를 보고 놀란 부모가 개입하자 그 때서야 흥청망청 거린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게 됐다. 제니퍼가 아직 완전히 소비벽을 극복한 것은 아니다. 제니퍼는 최근 아버지에게 700달러를 요청했다. 21세 생일파티를 하면서 쓴 비용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졸업반인 제니퍼가 내년 봄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일단 마지막으로 빚을 변제해주기로 했다. 졸업이 지연되면 1만달러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빚 변제 조건으로 생활을 규모 있게 하고 학점을 잘 받을 것을 제시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어찌됐든 대학생들은 졸업하기 전까지 경제의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빚을 지는 생활이 얼마나 무서운 후유증을 초래하는지 배워야 한다.
간단히 말해, 취직을 하려 해도 크레딧이 나쁘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대학생활을 규모 있게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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